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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투쟁에 연대하는 사람들은 ‘외부세력’이 아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비정규직 노동자 1백70여 명을 해고한 홍익대학교 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매일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지역 총학생회와 학생단체, 야5당, 지역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순으로 기자회견이 있었다.

새해 벽두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량해고한 학교 당국에 대한 항의와 규탄은 비단 홍익대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수많은 단체와 시민들의 지지와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점거 농성 10일만에 2천만 원이 넘는 후원금이 전달됐다. 이와 같은 연대의 확산은 이 투쟁이 승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점거농성이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 4일, 홍익대학교 총학생회는 안타깝게도 ‘노동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학교 당국의 입장을 추수하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입장이 최근에 들어서야 ‘외부세력 없는 순수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지지’라는 입장으로 변화한 것은 홍익대학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광범한 사회적 여론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외부세력’ 운운하며 진정으로 연대를 확대할 의사가 없어 안타깝다.

옳게도 서울 지역 60여 학생회와 학생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까지의 학내 노동자들의 투쟁의 승리는 학교 내외를 가로지르는 너른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와 같은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홍익대학교 학생회와 단체 중에는 오직 ‘홍익서포터즈(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는 개인 학생들의 소모임)’만이 이 기자회견에 동참했다. 이와 같은 너른 연대는 홍익대학교 학내에서도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이 싸움은 자본의 횡포에 맞서는 모든 이들의 싸움이기도 하다. 1년 가까이 무분별한 재개발에 맞서 점거 농성중인 두리반, 자연을 훼손하는 자본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성미산 주민대책위원회 등이 이 투쟁을 자신의 투쟁처럼 여기며 연대하고 있는 이유다.

이런데도 학교 당국은 여전히 노동자들과 전혀 대화조차 하고 있지 않다. 학교 당국은 지난 13일 용역업체 변경 입찰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에서 고용승계와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는 계약조건을 제시한 상황이다. 새로운 용역 업체로 변경되더라도 노동자들의 고용이 유지될지조차 불분명한 상태인 것이다.

홍익대학교 당국에 맞서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위해서는 더 큰 연대가 필요하다. 특히 학내 구성원인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 〈매일노동뉴스〉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홍익대학교 당국은 6억 7천만 원이나 되는 시설·용역비를 과다 책정해 재단 적립금으로 이월했다. 홍익대학교 당국은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한 해에만 7백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축적했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홍익대학교의 등록금은 가파르게 치솟아 인문대학의 경우 전국에서 최고로 등록금이 비싸다. 이 재단적립금은 모두 대학생이 낸 등록금이다. 노동자들을 쥐어짜 배를 불리는 대학재단이 학생들에게도 똑같다는 것을 보여 주는 한 사례일 것이다. 학생과 노동자는 대학 자본에 의해 똑같이 고통을 전가 당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고통전가를 함께 막아내고자 달려 온 이들은 ‘외부세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