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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티베트인의 목소리를 중국은 언제까지 외면할 수 있을까요?

(저보다 티베트에 대해 아는 것이 더 많은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티베트인의 감정과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 어김없이 3월 10일이 다가왔습니다. 이맘때 쯤이면 세계에 흩어져 있는 티베트인들의 마음은 급해집니다.

1959년 중국의 강제 점령에 맞서 자발적으로 일어났던 티베트 민중봉기. 그 해 3월, 43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티베트인들이 중국의 폭압에 맞서다 죽어 갔습니다. 이 사망자 수는 당시 티베트 전체 인구의 20퍼센트에 달합니다. 산처럼 쌓여 간 주검들. 그것은 학살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티베트 안에서 총과 탱크에 맞서 맨몸으로 티베트의 평화와 자유를 외치며 싸늘하게 죽어가는 목숨들 … 또 얼마나 많은 티베트인들이 감옥에서 갇혀 있고, 얼마나 많는 티베트인들이 고통 받고있는지 … 상상을 하고 싶지도 않지만 저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년 기억해 왔고, 올해도 어김없이 저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만듭니다.

한국에 사는 한 티베트인으로서 저 역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지난해에도, 2008년에도 저는 한국에서 티베트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매년 한국에서 저는 똑같은 고민에 빠져듭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나? 좀 더 많은 한국인들이 티베트의 자유를 지지하도록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다 아는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중국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해 왔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티베트 민중봉기 52주년을 맞아 중국의 티베트 점령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올해 3월 10일에는 그것마저도 힘들었습니다. ‘티베트 민중봉기 52주년 기념 티베트의 평화와 자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중국대사관 앞에서 하려고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을 포함하여 약 40여 명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부와 경찰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기자회견조차도 허락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저희는 티베트 국기와 팻말을 들고 도로를 건너 맞은 편에서 진행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티베트인들은 티베트 내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티베트 밖에서도 마음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티베트를 강제점령 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간혹, 어떤 사람들에게 “중국이 거대한데 뭐하러 힘들게 [항의]하냐? 바위로 계란 치는 거지”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러면 저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내 자신이 어느 나라 사람인가? 내 아이에게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티베트에서 흘렀던 피의 강을 생각할 때 나는 왜 눈물이 날까? 그것은 제가 티베트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매년 외치는 이 작은 외침이 티베트 안에 있는 티베트인들에 곧장 들릴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저처럼, 전 세계에 있는 티베트인들의 목소리가 티베트 안에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전달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부에게도 전달되리라 믿고 싶습니다. 적어도, 조금만이라도 티베트의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지금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의 목소리마저 탄압하고 억압하며 귀를 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국의 억압과 탄압은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언젠가는 그 모든 거짓이 밝혀지고 죄값을 치뤄야 할 때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 아버지, 또 저의 아버지가 티베트의 자유를 외쳤던 것처럼, 지금의 저도, 앞으로 저의 아이도 티베트의 목소리를 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티베트에 자유를! 티베트인들이여 일어나라! 뵈랑쩬! 뵈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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