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방의 리비아 개입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인도주의적 개입’이란 미명 아래 프랑스·영국·미국 전투기가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인도주의적 개입’이란 말은 서방의 군사 개입이 리비아 민중에게 가할 끔찍한 만행을 감추기 위한 허울 좋은 포장지일 뿐이다.

서방은 특정 나라를 상대로 자기 힘을 과시할 때마다 이 단어를 사용해 왔다.

‘인도주의적 개입’이란 말은 19세기에 식민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 나라 사람들을 ‘문명화’하는 것을 ‘돕는다’는 것이다. 당시나 지금이나 이 말은 순전한 거짓말이다.

‘리비아 국민을 보호하려고 리비아를 폭격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당찮은 말인지 생각해 보자.

그간 리비아인들은 카다피 통치 아래 굶주리고 죽음을 당해 왔지만, 서방은 이를 수수방관하거나 그에게 무기를 수출했다.

리비아 항쟁은 튀니지와 이집트 혁명에서 영감을 얻었다.

수많은 리비아인이 억압·빈곤·폭력이 없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나 서방 열강은 리비아 민중의 열망을 이용해 안정적 석유 공급을 확보하고 리비아 자원에 투자해 수십억 달러를 번 서방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하려 한다.

사실,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리비아의 옛 식민 통치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래 왔다. 그들은 전 세계의 자원을 강탈해 왔다.

수단의 사례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개입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를 잘 보여 준다.

영국과 나중에는 미국 지배자들은 수단을 수에즈 운하와 중동에 진출하기 위한 관문으로 삼았다.

수단은 사하라 이남 지역에 진출하는 교두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1980년대 수단 정부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정부한테서 가장 많은 원조를 받은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원에는 대가가 따랐다. 아프리카에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네 나라는 지금 전쟁과 사회의 붕괴로 고통받고 있다.

서방 정부들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인도주의적 개입으로 정당화했다.

서방 개입이 이들 지역에 가져 온 죽음·파괴·분열을 보면, 이들의 말이 얼마나 공허한 거짓말이었는지를 깨닫기는 어렵지 않다.

사실, 인도주의적 개입은 전쟁의 다른 말일 뿐이다.

다국적 군이 폭격을 시작한 뒤에도 카다피군은 혁명 세력의 근거지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

양쪽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반군은 계속 싸우고 있다.

그러나 이제 반군은 서방이 가져온 전쟁과 카다피군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승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서방 전투기의 공습으로 평범한 민간인들이 이미 죽기 시작했다. 서방 개입이 지속될수록 이런 죽음이 더 많아질 것이다.

리비아 민중에게 진정한 해결책은 그들 자신의 혁명적 운동과 인근의 이집트와 튀니지의 투쟁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