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충남대·공주대·공주교대 통합 결정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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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의 통합 MOU(양해각서) 체결이 3월 28일에 공주대에서 있었습니다. 그 MOU 체결에는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의 대학 측 인사뿐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의 이주호 장관 등 정부의 인사가 참가했습니다.
충남대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그리고 공주교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공주대 대학본부 앞에서 이러한 통합 MOU 체결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 통합은 정부의 비용 절감과 대학교육에 대한 재정 지원을 줄이려는 대학 구조조정의 일환입니다. 통합의 배경 중 가장 큰 요인은 국공립 대학교육 재정 지원이 감소돼 재정적 자립도가 낮기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교육 재정 지원을 하지 않고,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지원을 줄이려는 방침입니다.
학교에서는 법인화를 논외로 통합을 얘기하자고 했으나, 처음에는 연합대학교 법인화가 언급됐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대학교육 구조 개혁”의 핵심 내용 중 하나가 법인화였습니다. 정부는 법인화를 통해 교육을 영리화하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법인화”는 대학을 기업처럼 운영하고 이윤이 남지 않은 부분은 과감하게 삭감하기 때문에 학생의 요구와 사회공공성을 위한 교육을 하기 어렵습니다. 정부 지원이 없는데다가 이윤의 논리가 충실하게 반영돼 등록금이 쉽게 오를 것입니다. 질 높은 교육을 요구하기 어려워지고, 교육에 대한 부담을 학부모, 학생에게 더 전가할 것입니다.
물론 법인화는 일정 정도의 규모와 자격요건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대학보다 통합된 큰 대학은 법인화의 자격요건을 효과적으로 충족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통합 이후에 법인화하려는 의도가 강한데, 학교가 법인화를 논외로 통합을 논의하자는 것은 위험합니다.
정부가 말하는 대학 구조 개혁 중 또 하나의 핵심인 “대학 선진화 방향”은 기업의 입장에서 경쟁력 있는 학과를 집중육성하고, 많은 등록금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학업경쟁을 부추겨 가시적인 성과를 기초로 합니다.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권리는 제한하고, 고액의 등록금, 그리고 학업부담을 엄청나게 가중할 것입니다. 선진화는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로 하여금 희생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과 같이 대학교육을 위해 학부모가 더 많은 등록금을 내고, 학생들의 권리가 더 줄어드는 방향으로 간다면, 지금의 대학생들이 학부모가 되는 날에는 자녀를 대학 보내는 부담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대학교육 교육을 받고자하는 모든 국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사적 부담을 가중시켜 그러한 권리를 제한하고 교육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 대학 구조조정에 맞서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에게 비용을 전가하고, 대학교육의 공공성을 희생하는 대학 구조조정이 아니라 대학교육의 공공성과 질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교육 재정을 확대하라고 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대학 구조조정은 충남대·공주대·공주교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정부의 잘못된 대학 구조조정은 서울대학교와 지역 국공립대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서 전국의 국공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직원이 연대해 대학교육 재정을 확대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