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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대의원 성명:
‘동성애자’가 껄끄러우면 그것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동성애자’가 껄끄러우면 그것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성소수자 부문 대의원 전원은 사회주의 강령 삭제에 강력히 반대합니다.

이번 정책당대회에서 당강령개정위원회가 제출한 강령개정안에 대해 성소수자위원회 위원/대의원 전원은 강력히 반대의사를 표명합니다.

성소수자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12월 당강령개정위원회가 내놓은 강령개정안 초안에 대해 사회주의 강령 삭제 반대와 인권 강령의 빈약함을 지적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강령개정안을 보며 우리 당의 심각한 사상적 후퇴와 정치적 우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충분한 의견수렴과 공감대 형성도 없이 굳이 강령을 개정하려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당 강령은 변함없었지만 민주노동당은 엄청나게 성장하기도 하고 때로는 부침도 겪어 왔습니다. 요컨대 지지율과 당 가입율은 강령 때문이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행보에 달려 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는 지금, 사회주의 강령 삭제는 정말 ‘대중’의 요구인 건지 아니면 사회주의가 불편한 어떤 분들의 요구인 건지 우리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많은 이들이 진보대통합을 갈망하는 때에 민주노동당이 사회주의 강령 삭제 안을 올렸다는 자체가 민주노동당 당원으로서 수치스러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죽하면 〈조선일보〉가 나서서 우리 당이 사회주의 강령을 삭제한다며 친절히 보도까지 했겠습니까. 10년 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당 강령이 이 시기에 개정되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정치적 후퇴이자 우경화라는 메시지임을 모두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당의 강령은 당의 지향과 미래, 근본 원칙을 최대한 상세하고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어야만 강령으로서의 쓸모가 있습니다. 당장에 사람들이 강령의 어떤 내용에 거부감을 보이거나 ‘홍보’하기에 좋지 않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거나 뜯어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혹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고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강령에서 ‘성소수자와 연대’하겠다는 원칙을 포기하겠습니까? 당장 민주노동당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이 ‘동성애’를 옹호하는 정당에 투표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입당을 망설인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어떤 이유로 우리 당이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는지에 대해 설득하겠습니까? 아니면 성소수자의 권리는 슬쩍 뒤로 미루어 놓겠습니까? 우리는 이런 상상이 사회주의 강령을 진보적 민주주의로 대체하겠다는 지금의 문제와 결코 다르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역사 속에서 보더라도 우경화한 좌파정당들은 선거주의에 휘말려, 그리고 사람들이 껄끄러워하는 문제를 숨기고 인기에 영합하고자 성소수자 권리를 옹호하는 원칙을 저버렸습니다. 그러한 정당들이 우리의 미래가 되어선 안 됩니다.

성소수자와 같이 억압당하고 혐오받는 사람들일수록 원칙적인 강령을 필요로 합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차 있을 때조차 노동계급 정당은 올곧게 피억압자의 해방이 우리의 미래임을 주장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노동계급 정당의 강령은 피억압자들에게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어야 합니다.

다른 어떤 이야기도 할 것 없이, 그래서 성소수자에게는 사회주의 강령이 필요합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지켜야 합니다!

민주노동당의 성소수자 당원들을 대표하여 절박하게 호소드립니다!

지금 바로 당 강령 개정안 반대 연서명에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2011년 6월 16일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대의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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