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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현장 노동자 투쟁

기아자동차 현장 노동자 투쟁

지도부의 투쟁 회피를 거스른 작지만 소중한 투쟁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지도부는 11월 5일 항의 파업 여부를 찬반 투표에 부침으로써 사실상 파업을 회피했다. 그럼에도 기아자동차 노조의 일부 현장 활동가들은 11월 12일 ‘2차 총파업’에 맞춘 행동을 현장에서 조직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 소식을 한 노동자가 〈다함께〉에 보내 왔다. - 편집자]

지난 11월 11일, 노무현 정권 규탄 민주노총 2차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조립3공장 선봉대B조 동지들은 점심 시간을 이용해 소모임을 가졌다.

11월 5일 1차 총파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2차 총파업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토론하기 위해서였다.

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는 이미 부결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파업 찬반 투표 결과는 집행부의 투쟁 회피와 활동가들의 수동성 때문에 생긴 문제이지 조합원들이 투쟁을 회피한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노동조합 상층부의 투쟁지침 이행도 중요하지만 아래로부터 일어나는 현장 투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3공장 선봉대는 전원이 조퇴를 해서 민주노총 2차 총파업 집회에 참가하기로 결의했다.

또 우리는 선봉대만이 아니라 조합원들과 함께 생산라인을 멈추고 2차 총파업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우리는 다음 날 현장 순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11월 11일 오후 5시 40분, 약 2개 반 70여 명이 조퇴 투쟁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다음 날(12일) 아침에 조퇴 투쟁에 함께하기로 결의한 반이 1개 더 늘어 났다.

우리는 더 많은 조합원들을 조퇴 투쟁에 결합시키기 위해 10시 30분부터 10여 명이 무리를 지어 현장 순회를 실시했다.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다가가서 우리의 의지를 밝히는 구호를 외치며, 지금의 정세에 대해 설명하고 집회 참가를 호소했다. 집회 참가가 불가능한 조합원들은 조퇴라도 해야 된다고 설득했다. 생산을 멈추는 행동, 노동자의 단결된 모습, 바로 이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무렵 또 다른 1개 반이 조퇴 투쟁에 동참하기로 했다는 말이 들려 왔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된 현장 순회는 점심 시간이 다가올 무렵 끝이 났다.

식사를 마치고 노동조합으로 이동하면서 주위를 둘러 봤다. 작업복을 입고 있는 조합원들이 많이 있었지만 사복을 입고 있는 조합원들도 많이 보였다.

서울로 이동하면서 3공장 상황을 들었다. 라인은 정지된 상태이며 회사관리자들이 라인을 어떻게든 가동시키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평조합원들로 구성된 선봉대와 3공장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현장 투쟁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 날 조퇴 투쟁에 참가한 3공장 조합원들은 150여 명이었다. 조합원들은 버스 4대에 나눠 탔다. 한때 노조 집행부가 버스를 안산으로 돌리려 했으나 항의 끝에 서울 여의도 집회로 향할 수 있었다.

노조 지도부의 투쟁 회피에도 불구하고 조립3공장 조합원들은 조퇴 투쟁을 벌여 2차 총파업중인 다른 노동자들과 연대할 수 있었다.

이우상(기아자동차 노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