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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을 강타한 이라크 발 공포

백악관을 강타한 이라크 발 공포

크리스 하먼은 이라크 민중의 저항이 미국의 세계 지배 계획을 좌절 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크리스 하먼은 영국 반자본주의 신문 〈사회주의 노동자〉의 편집자이다

미군이 이라크를 점령한 지는 겨우 여덟 달밖에 안 됐다. 그러나 이미 미국은 1968년 베트남에서 뗏(구정) 공세 이후 직면한 것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뗏 공세는 미국이 베트남에 군대를 처음 파병한 지 8년 뒤에 일어났다. 8개월이 아니라 말이다.

지난 주에 미군 점령 당국의 우두머리 폴 브레머가 승인한 중앙정보국(CIA) 보고서의 결론은 이렇다. “급속하고 극적인 진로 변경이 없다면 우리는 패배하고 말 것이다.”

그 보고서는 “저항이 광범하고 강력하며 점점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어두운 평가”를 내렸다. 그것은 이라크 저항 세력이 사담 후세인이나 알 카에다 지지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부시와 블레어의 공식 입장과 완전히 상반된다.

“골수 바트당원들뿐 아니라 수천 명이 저항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수천 명이며, 날마다 세력이 더 커지고 있다. 그 사람들이 모두 실제로 총을 쏘는 것은 아니지만, [저항 세력을] 지지하고 은신처를 제공하는 등 모든 것을 지원하고 있다.”

또, 그 보고서는 미국이 임명한 과도통치위원회가 이라크 주민들한테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한 차례 공격

그 보고서는 이라크 저항 세력이 한 차례 공격으로 이탈리아군 17명을 살해한 바로 그 날 나왔다. 이튿날 이라크 저항 세력은 한 방에 미군 블랙호크 헬기 두 대를 격추했다.

바로 그 날 일본은 [자위대 파병] 계획을 변경해, 미‍·‍영 점령군 지원을 위해 약속한 군대 파병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한국은 파병 부대 규모를 거의 절반으로 줄였다.

겁에 질린 백악관은 회의를 열고 정책을 갑자기 변경했다. 부시는 내년 대통령 선거 전에 이라크 주둔 미군 일부를 귀환시키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래서 미국 정부는 전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아마 내년 6월쯤―이라크인들에게 권력을 넘겨주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언론은 이것을 미군의 즉각 철수 신호로 보았다. 그러나 부시는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떠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는 떠나지 않을 것이다. 일정 기간은 말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미국 비행기들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바그다드의 여러 지역을 폭격하기 시작했다.

부시 정부는 새 “이라크 정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새 이라크 정부는 다양한 부족과 인종 집단 중에서 [미국이] 선택한 인물들 위주로 구성될 것이다.

그 모델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정부다. 미국은 지역 군벌들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 대통령을 내세워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고 있다.

지난 주에 〈타임스〉가 보도했듯이, “지금처럼 평범한 이라크인들 사이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분위기에서 풀뿌리 선거가 치러진다면 미국의 진정한 이해관계와 상반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을 [미국] 관리들은 우려하고 있다.”

적어도 2년 동안은 진정한 선거가 실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아마도 그 뒤에야 미국이 임명한 자들은 회유와 협박을 병행해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력

지금 미국이 직면한 위기가 1968년 베트남에서 직면한 위기와 비슷한 것이라면, 그 대응도 1969년 이후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취한 것과 비슷할 것이다.

당시 닉슨은 전쟁을 “베트남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것은 베트남 주둔 미 지상군 일부를 베트남 군대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전례 없이 강력한 폭탄, 파쇄탄, 네이팜탄, 치명적인 고엽제 에이전트오렌지 등으로 베트남을 완전히 폭파시켜 버리기 위해 미국의 강력한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것을 뜻했다.

이런 전략이 먹혀들지 않자 닉슨과 그의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키싱어]는 전쟁을 캄보디아로 확대해 1백만 명을 더 죽였다. 30년 전 베트남화 전략이 그랬듯이 이라크화 전략도 먹혀들지 않을 것이다.

〈가디언〉은 브레머조차 “폭격과 강압적인 기습 때문에 반란군에 대한 민중의 지지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시가 승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폭격과 평범한 이라크인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는 것이다.

미군의 만행은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미군에 대한 저항도 격화될 것이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쫓겨날 때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