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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나는 절대 전세금을 올려줄 수 없다

서울 도심 전세방에 살고 있는 나는 최근 전세금을 올려 달라는 통보를 들었다. 지난 4월 만기가 됐을 때 자동재계약이 됐는데 지금에 와서 전세금을 올려 달라고 한다.

부동산법에서는 임차인이 보호받기는커녕 임대인이 원하는 대로 재산권을 행사하게 돼 있다. 이는 너무 불합리한 일이다.

그런데 집주인이 나더러 나가라는 이유는 더 가관이었다. 현재 집주인의 동생 소유로 돼 있는 집 소유권을 자신에게 이전하려다 보니 발생한 세금 때문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만 해도 집주인이 소유하고 있는 집은 서울에서만 열 채가 거뜬히 넘는다. 이 집을 계약할 때도 부동산중개인은 워낙 소유하고 있는 집이 많으신 분이라 집이 잘못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때마다 발표하는 통계에 따르면 1백 채가 넘는 집을 갖고 있는 부자가 많다고 한다. 빈집은 남아돌아도 나 같은 사람이 들어가 살 집은 없다.

세금을 덜 내겠다면서 도시 서민들의 등을 쳐 먹는 부자들이나 그것을 용인하는 정부나 관련 제도 모두 가난한 사람들을 피해자로 만든다.

월급은 오르지 않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등록금은 허리를 휘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억울한 생각만 든다. 자신의 재산을 불리려고 세입자의 돈을 갈취하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말하는 집주인에게 나는 절대 전세금을 올려 주지 않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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