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화고속 노동자들이 3일간 전면 파업을 벌여 1차 승리했다. 사측은 열세 차례 교섭 요구를 무시하고 6월 임금과 상여금을 주지 않고 버텼지만, 결국 광역 버스 운행을 마비시킨 노동자들의 파업에 굴복해 ‘성실 교섭’을 약속했다.
삼화고속 노조는 지난 5월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하기 전까지, 45년 동안 단 한 번의 교섭도, 파업도 못했다. 나대진 삼화고속지회장은 “노조를 민주화하면서 얻은 조합원들의 신뢰”가 파업이 승리의 핵심 요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민주노총 인천본부, 공공운수노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다 나열하기 힘든 지역 단체들이 집회에 참가하고 투쟁 기금을 모아” 주는 등의 연대도 파업에 큰 힘이 됐다.
물론 아직도 삼화고속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노동자들은 2일 맞교대 근무로 하루 20시간 운전대를 잡고도, 인천의 다른 버스 노동자들보다 50만 원이나 적은 월급을 받는다.
또, 광역버스에도 준공영제를 확대하겠다던 민주당 인천시장 송영길의 공약은 아직도 이행되지 않고 있다. 나대진 지회장은 “준공영제 지원이 시 재정에서 겨우 5퍼센트도 차지하지 않는데, 재정 적자 타령만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인천시 정부를 비판했다.
이런 남은 과제들이 있지만 “처음에는 무척 불안해했던 조합원들이 이제는 뭉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은 파업의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하는 지회장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넘쳤다.
삼화고속지회에 이어 금호고속지회가 사측의 교섭 거부에 맞서 7월 9일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금호고속 사측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교섭을 핑계 삼아 새로운 민주노조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반대로, 삼화고속 사측은 새로운 친사측 노조를 핑계로 기존 민주노조의 교섭 요구를 거부했었다. 기업주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복수노조법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단결된 투쟁으로 교섭권을 쟁취한 삼화고속지회는 복수노조 시대의 과제를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