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2일, 교과부가 또다시 일제고사를 강행했다.
교과부는 일제고사가 기초 학력 미달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지만, 이것은 학습 부진아를 위한 길이 아니다.
일제고사는 학생들 간의 경쟁을 강화시킬 뿐이다. 교과부가 학교별 일제고사 결과를 공시하고 교사들의 성과급까지 연계시켰기 때문에, 일제고사에 상품권을 미끼로 내걸거나 초등학생들에게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강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쟁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경쟁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작용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다.
일제고사를 거부하면 ‘무단 결석’ 처리하겠다는 교과부와 보수적인 교장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2백50여 명이 일제고사 반대 체험학습에 참가했다. 비가 많이 오는데도 집회에 교사·학생·학부모 2백여 명이 참가했다. 뜻깊게 유성기업 가족대책위원회의 학생과 학부모도 왔다. ‘학생들도, 노동자들도 잠 좀 자자!’는 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이렇게 의미있는 행동이 벌어졌지만, 올해 일제고사 대응에는 다소 아쉬움도 있다.
전교조 지도부는 진보교육감에 기대고 상층의 정치적 타결을 기다리며, 대중적인 행동을 조직하는 데 소홀히 하는 듯하다. 일제고사 반대 집회와 체험학습도 ‘평등학부모회’의 준비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곽노현 교육감과 김상곤 교육감은 경쟁을 강요하는 교과부에 맞서 싸우기는커녕,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라는 공문조차 내지 않았다.
사회를 바꾸는 진정한 힘은 정치적 타결이 아니라 대중적 압력에서 나온다. 이명박의 위기와 레임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제고사 거부로 해직된 교사들도 끈질긴 투쟁 끝에 지난 4월에 복직했다.
그런 만큼, ‘경쟁은 교육이 아니다’ 하고 공공연히 주장하며 일제고사 반대 투쟁과 지지를 넓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