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에서는 동지이므로 통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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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이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불철저하지만, 6.15 선언에서는 민주노동당과 입장이 다르지 않다며 통합을 정당화하는 주장이 있다. 즉 ‘계급 문제’에서는 동지가 아니지만 ‘민족 문제’에서는 동지라는 것이다.
이것은 첫째, ‘민족 문제’에서마저 나타나는 참여당의 불철저함을 못 보는 것이다. 참여당은 6.15선언을 지지하지만 미군 철수나 국가보안법 철폐는 지지하지 않는다. 강령에서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임”이라며 군비 증강을 지지하기도 한다. 참여당이 계승하는 노무현 정부는 미국의 대북 압박과 봉쇄에 거듭 타협해 왔다.
나아가 노무현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지켜야 한다며 이라크 파병을 밀어붙인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 정책을 지원하면서 미제국주의 압박의 결과인 한반도의 불안정을 해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런 정당이 “6.15공동선언에서 동지적 관계”라며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계급연합에 눈이 멀어 반제국주의적 관점을 놓치는 것이다.
둘째, ‘민족’과 ‘계급’을 대립시킨 후 민족을 계급보다 우선하는 것도 문제다. 민족구성원의 압도 다수인 노동자 계급을 빼놓은 채 민족의 ‘화해협력’을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6.15 선언을 지지하고 남북 화해를 추진했을지 몰라도 무자비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했다.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무현 정부 때 구속됐다.
‘민족화해’는 제국주의와 자본주의에 맞서는 노동자 ‘계급투쟁’보다 결코 우선시 될 수 없다. 제국주의와 자본주의를 분쇄할 수 있는 동력은 노동자 계급투쟁에 있다. 그런데 참여당과 통합하는 것은 노동자 계급의식과 투쟁을 마비시키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