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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협회 성명
기안84 웹툰 "여성 혐오" 논란:
비판을 넘어선 작가 퇴출 등 폭력적 주장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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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선 작가 퇴출 등 폭력적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
만화계 대표성이 없는 ‘만화계성폭력대책위’의 월권을 규탄한다.
최근 기안84 작가의 웹툰 내 여혐과 사회적 약자 비하 논란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한 (사)웹툰협회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1. (사)웹툰협회는 기안84 작가의 현재 논란 중인 작품 자체의 가치평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여성혐오,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하와 조롱의 혐의에 바탕한 독자 일반의 여하한 문제제기와 비판의 함의는 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통감한다.
2. (사)웹툰협회는 기안84 작가의 개별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비판과 지적을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 ‘웹툰’이 포괄하는 작가와 플랫폼, 에이전시 운영자들의 자질과 소양을 폄훼하고 평가절하 기제로 확장하려는 어떤 시도나 조짐도 단호히 배격한다.
3.(사)웹툰협회는 기안84 작가뿐만 아니라, 웹툰 범주의 어떤 작가와 작품에라도 독자의 사회 윤리적 눈높이, 정서, 취향, 가치관에 따른 비판과 지적에 여하한 대리 또는 연대적 유감이나 이의를 두지 않는다. 심지어 연재중단이나, 작가퇴출 주장도 작품 댓글의 범주일 때는 그 또한 하나의 의미 있는 견해로 이해하고 수긍한다. 웹툰을 포함한 여타 대중예술 장르는 전문평자와 독자 눈높이대로의 유무해 가치평가를 피할 수 없다.
시장 내 작품의 순행과 퇴출은 그만한 가치평가에 연동해서 저절로 결정되면 그만이다. 당대 사회적 아젠다나 특정 정파성과 주의에 경도된 PC(정치적 올바름)의 관점에 준거한 부조리를 빌미로, 여느 작가의 창작과 작품을 비판적 논쟁의 영역을 벗어나 물리적으로 강제하려는 행위는 조지오웰의 1984가 그토록 경계했던 빅브라더 사회, 전체주의로 해석하는 파시스트들의 그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이는 오늘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포괄하는 모든 선진국들이 작가와 작품을 대하는 기본 스텐스에 전적으로 반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4. (사)웹툰협회는 그래서 작품이 특정 사회적 아젠다를 거스르는 점이 있다는 이유로 비판과 지적 등의 견해, 통상의 장르 창작 메뉴얼과 법안을 넘어 해당 아젠다의 이해와 얽어서 실제 연재중단이나 작가 퇴출을 강제하기 위한 위력행사는 단호히, 반대한다.
(사)웹툰협회가 지정한 위력행사는 작가의 연재중단과 플랫폼 퇴출을 전제한 기자회견, 플랫폼 항의방문, 관련법 제정을 암시하는 듯한 정치권과의 연대 등을 일컬음이다.
(사)웹툰협회는 그만한 강제의 상당한 이유를 성인심신미약자나 청소년들의 모방과 피조종 위험에 둔 데서, 불과 한 세대 전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의 ‘정의사회구현’ 구호 아래 어린이날마다 대표 유해물로 온갖 매질과 화염의 고통에 시달렸던 길거리 떡볶이와 만화방의 고통이 투사되는 상황을 심각히 우려한다.
한편으로는 일부 청소년들의 정서와 행위의 일탈 동기가, 만화와 게임 영상 노출도에 비례한다는 견해가, 되려 청소년들의 정서적 성숙도와 현실인지, 판단력을 그만큼 폄훼하고 비하하는 건 아닌가 반문해 두는 바이다.
5. (사)웹툰협회는 특히, 기안84 작가 여혐 논란 틈에, 젠더감수성과 성폭력 아젠다를 축으로 정파적 위상을 높이려는 특정 정당과 일부 여성단체들과의 연대 포지셔닝으로, 만화계 내 영향력과 여타의 헤게모니 장악 의도가 다분한, 소위 ‘만화계성폭력대책위’라 명명한 단체 일련의 처신에 심각한 문제의식과 유감을 밝힌다.
6. (사)웹툰협회는 우선, ‘만화계성폭력대책위’가 ‘만화계’로 단체명을 수식하는 것으로 해당 단체를 만화계의 대표 기관인양 대내외적으로 코멘터링을 하고 있지만, 운영 주체와 참여회원 일부가 (사)한국만화가협회 외 몇몇 협회에 중복 가입자 신분일 뿐, (사)한국만화가협회, (사)웹툰협회, 기타 웹툰 관련 협회 범주의 어느 작가나 회원들도 이 단체를 ‘만화계’를 대표하는 만화계 내 ‘성폭력대책위’로 인지하고 추인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
더군다나 이들은 이 같은 행보에 앞서, 도저히 ‘만화계’라 수식한 단체 소속의 창작자 입장이라 볼 수 없는 웹툰 창작가로서는 경악할 내역의, 일명 〈성평등한 작품을 위한 주의점〉이라 명명한 ‘웹툰창작지침’을 만화계성폭력대책위의 이름으로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7. 만화계성폭력대책위원회가 웹툰작가들에게 권고한 〈성평등한 작품을 위한 주의점〉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소나 캐릭터의 설정과는 상관없이 노출도가 높은 의상을 입히지 않는다.
남성 캐릭터에 비해 여성캐릭터에게 특정 신체부위(엉덩이, 가슴 중)를 강조하는 포즈를 묘사하지 않는다.
▪여성 캐릭터의 죽음, 고통을 남성 캐릭터의 각성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
성역할 고정관념적인 연출을 사용하지 않는다.(아래는 예시)
-여성은 집안 일, 남성은 바깥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남성은 강하고 짐승과 같아서 성욕을 참지 못한다.
-여성은 화장과 명품을 좋아하며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노출한다.
-여성은 감정적이고 남성은 이성적이다.
-남성이 분노 이외의 감정표현을 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하다.
▪성추행 성희롱이 남성 캐릭터에겐 자연스러운 것, 여성 캐릭터는 수줍어 하는 등 범죄
미화를 하지 않는다.
▪이주민 노동자, 소수자, 사투리를 사용하는 지방인 등을 비하하는 연출을 하지 않는다.(소수자 캐릭터가 모든 동성을 추행한다거나, 공포의 존재가 되는 것, 이주민 노동자의 어눌한 한국어를 희화화 하는 것 등)
▪남성 캐릭터에 비하여 여성캐릭터는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연출을 지양한다.
▪실제 희생자,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을 대상화하지 않는다.
8. 이상의 내용에 대해 (사)웹툰협회는 다음과 같은 총론적 질문과 견해를 부연한다.
먼저, 이상의 권고사항을 웹툰작가들이 최대한 의식하고 작품에 반영했을 시, 작품의 질적 가치평가와는 별개로, 우리 사회의 성평등 지수를 실질적으로 높인다는 근거나 통계, 하다못해 이를 증명하고 계량화에 유용한 관련 연구는 있는가?
그 근거가 있다면 그 지수는 어떻게 계상할 것이며, 그 가치지수가 작가 스스로 위축되고 경화된 자기검열 의지를 반영한 작품의 질적인 리스크를 등가 또는 그 이상의 가치로 상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하는가?
국내가 아닌 세계경쟁 체제의 웹툰 시장에서, 온갖 사회적 아젠더가 강제하는 주의와 권고사항을 반영한 웹툰이 그만한 제약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약한 여타국가의 웹툰과 충분히 예고되는 경쟁력 저하의 우려는 어떻게 상쇄하고 극복할 것인가?
단순히 주의와 권고사항일 뿐 법령으로 강제하거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준의 내역은 아니라고 강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기안84 작가와 작품을 해석하고 평가한 후과 그대로, 이상의 권고에 반하는 연출이나 컷을 작품에 반영한 여느 작가에 대한 피드백으로 상정한다면, 이상의 사항이 단순 주의와 권고사항 정도로만 여겨지는 것이 작가에게 가능하겠는가?
9. (사)웹툰협회는, 그렇다고 해서 이상의 권고내역 각항을 우리 사회의 성평등 지수를 높이는 실천 기제로서 무가치한 것으로 매도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결코 아님을 밝혀둔다. (사)웹툰협회는 분명히, 성평등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미래사회의 핵심 가치로 상정하고 웹툰작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 성평등 실현의 필요명제들을 각성하고 실천해야 하는 당위에도 동의한다.
그러나 그만한 실천은 사회성원 각자들의 의식의 진화, 담론의 공유, 소양의 배가에 따른 사회구성원 모두의 공감과 합의에 따라 진행되어야 할 바다. 작자의 자유로운 표현의지가 특정 사회적 아젠다에 구속당하는 사회에서는 아젠다의 실현도 양질의 작품창작도 불가능한 빅브라더의 사회가 될 공산이 크다.
10. 이상의 이유로, (사)웹툰협회는 다음과 같이 결론을 정리한다.
(사)웹툰협회는 기안84의 작품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지 않는다. 다만, 여성혐오, 성소수자와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비하와 조롱의 혐의에 바탕한 독자 일반의 여하한 문제제기와 비판의 함의는 진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통감한다.
(사)웹툰협회는 기안84 작가와 작품을 두고, 독자제위의 비판과 지적, 단순 주장과 견해 이상의, 연재중단과 작가퇴출을 강제하려는 여하한 물리적 위력행사는 단호히 반대하고 배격한다.
(사)웹툰협회는 일명 ‘만화계성폭력대책위’의 만화계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아젠다의 당위를 명분으로 웹툰작가들의 자유로운 발상과 상상을 제약하고, 나아가 작가의 부정적 평가와 탄압의 근거로 기능할 수도 있는 성평등을 위한 작품제작 주의점의 권고에 대한 사과를 촉구한다.
여성혐오와 성폭력의 핵심 인과는 ‘위력과 위계다’. 작가의 소양 부족에 따른 부적절한 표현에 지적과 비판을 넘어 실제 연재중단과 작가퇴출을 강제하려는 물리적 행위는 사회적 아젠다의 당위가 작가에게 가하는 엄청난 위력이다.
비판과 지적, 논쟁의 영역과 위력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소위 밥줄을 끊어버리겠다는 감정적 위력행사를 (사)웹툰협회는 단호히 거부한다.
아울러 웹툰을 포함한 대중예술 전 영역에서,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훼손하려는 일체의 부조리한 시도와 위력은 반드시 ‘퇴출’ 되어야 한다는 당위 앞에 (사)웹툰협회와 웹툰관련 단체, 여타의 대중예술 단체와 작가, 종사자들 모두가 함께 해 주기를 제안한다.
이 모든 성명서의 함의는 다음의 두 말에 기반함을 밝혀두는 바이다.
“나는 당신이 하는 말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당신이 그렇게 말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라면 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겠다.”-볼테르-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으러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니까. 다음에 그들은 유대인을 잡으러 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다음에 그들은 노동조합원들을 잡으러 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다음에 나치는 가톨릭 교인들을 잡으러 왔다. 나는 침묵했다. 나는 개신교였으니까. 그 다음에 나치는 나를 잡으러 왔다. 그때 나를 위해 말해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있질 않았다.” -마르틴 니묄러-
2020년 8월 24일 (사)웹툰협회
원문 보기: 웹툰협회 성명서 ‘만화계성폭력대책위’의 월권을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