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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혁명이 반격을 시작하다

최근 유튜브에 게시된 화면이 흐릿한 동영상 하나를 보면, 한 무리의 시리아 육군 장교들이 ‘민중 혁명’ 진영으로 넘어가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교들은 자신들의 신분증을 보여 주면서 더는 시리아를 휩쓰는 민중 반란을 진압하란 명령을 수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잔인하고 범죄적인 현 정권은 무너져야 한다”고 말했다. 바샤르 아사드의 바트당 정권이 이것을 봤다면 가슴이 서늘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시리아 혁명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고 서방에 의해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장교들의 이탈은 이 혁명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서방에 투항한 이집트나 튀니지와 달리, 시리아 정권은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아랍 민족주의자들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또, ‘세속 정권’으로서 이웃 레바논과 이라크의 종교 종파 간 갈등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방파제 구실을 하는 것으로도 여겨진다.

그러나 시리아 정권이 민중 운동을 야만적으로 탄압하면서 이런 주장은 갈수록 타당성을 잃고 있다. 최근 시리아 정권이 하마 시를 상대로 전면 공격 ― ‘라마단 대학살’ ― 을 감행하면서 유혈참극이 벌어지고 있다.

7월 31일 하마 시에서 주민들이 보안군의 만행을 막는 과정에서 1백 명 이상이 살해됐다. 하마 시 ― 1982년 거대한 반란의 중심지였다 ― 는 지금 정부 통제를 벗어나 있다. 이곳은 시리아 혁명이 종교 종파 간 충돌로 타락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보여 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하마 시 학살 소식이 전해지자 시리아 전역에서 대규모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7월 22일 시리아 전역에서 수십만 명이 국가 탄압에 반대해 거리로 나섰다.

이 정권은 더는 군대를 믿지 않는다. 오히려 종교 종파 단체들에 속한 깡패와 엘리트 부대 들에 의존해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종교 종파 간 갈등 카드를 꺼내 시리아가 내전에 빠지기 일보직전이라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려 하는 것이다.

정부 지지자들은 알카에다와 무슬림형제단이 이번 반란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반란이 시리아 최대 종교 집단인 수니파 무슬림 거주 지역들에 한정돼 있고, 수니파가 다른 집단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항쟁 발발 초기에 시리아의 거의 모든 종교 집단이 운동에 참가했다. 희생자 장례식 때는 모스크 외침 소리뿐 아니라 교회 종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현 정부에 반대하는 대중 시위는 5개월 전 데라에서 시작됐다. 시위의 발단은 경찰이 이집트 혁명을 지지하는 낙서를 한 어린 학생을 체포한 것이었다.

이런 시위들은 곧장 농촌 소도시와 마을로 확산됐다.

탄압, 납치와 체포 물결이 벌어지자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고, 결국 하마 시를 포함해 대도시들에서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보안군을 이용해 운동을 탄압하면서 동시에 몇 가지 양보를 제시했다. 그가 개혁을 약속하자 반란의 확산 속도가 잠시 늦춰졌다. 덕분에 수도 다마스쿠스와 주요 산업 도시인 알레포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내전 위협과 시위대의 목적을 잘 이해하지 못한 탓에 반란 물결은 아직 공장과 핵심 공업 지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사드는 자신이 무너지고 새로운 정부가 등장하면 이 신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고 거대한 국영부문을 해체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바로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시리아 노동계급은 튀니지와 이집트 노동계급과 달리 아직 정부를 버리지 않았다.

물론, 도시 전역의 상인들이 철시하고 노동계급 주거지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항쟁을 지지하는 파업이 벌어졌다는 보도도 없었다.

그러나 상황은 변하고 있다. 최근의 대량 체포 때문에 지금까지 운동에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파업

바로 이 때문에 이번 항쟁에 영향을 받은 최초의 파업이 벌어졌다. 알레포의 알라지 병원 노동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범하지 않았는데 체포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면서 작업장을 박차고 나왔다.

알라지 병원에서 파업이 벌어지자 정부는 모든 연행자를 석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병원 노동자들은 만약 정부가 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무기한 파업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이 파업은 인근 진료소로 확산됐고, 변호사와 기술자 들도 비슷한 요구를 하면서 파업을 시작했다. 시리아 동부의 하사카 교사들도 파업을 벌였다.

이 파업들은 시리아 운동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신호다. 노동자들이 자신의 요구를 가지고 운동에 참가하면서 반란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

시리아 혁명은 중동 반란 물결의 일부다. 그러나 이 혁명에 걸린 판돈은 매우 크다. 시리아 혁명의 심화 여부는 운동의 발전과 서방 열강의 모든 개입 시도를 거부하는 것에 달려 있다.

시리아 혁명이 또 다른 리비아가 될 위험은 존재한다. 아사드는 탄압을 더 강화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 시리아 혁명은 제국주의에 승리를 안기기는커녕, 이집트, 튀니지, 예멘, 바레인과 다른 아랍 지역의 반란들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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