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9월 2일 발표한 다함께 성명서다.
오늘(2일), 회사 소장과 조장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당하고도 부당해고를 당해 복직 투쟁을 하고 있는 현대차 사내하청 여성 노동자의 농성장에, 수십여 명의 용역과 경찰들이 들이닥쳤다.
피해 여성 노동자와 대리인, 연대하러 달려온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활동가 등이 농성장을 지키기 위해 저항했지만, 그들은 핑계에 불과한 배수관 공사를 빌미로 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폭력적인 철거를 자행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를 비롯한 활동가들은 내동댕이쳐지고, 금속노조 활동가가 연행되는 일까지도 벌어졌다.
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서울까지 올라와 여성가족부 앞에 농성장을 차린 것은, 정부와 여성가족부가 직접 나서서 발뺌하는 원청 현대차에게 책임을 물어주기를 요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여성가족부 건물 앞 93일 농성에 대한 답변은 성희롱 피해자 구제는커녕 폭력적인 철거였다. 게다가 이것은 한나라당 의원 김금래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내정되자마자 처음으로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이것이 과연 “양성평등사회의 구현”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기구”라고 자임하는 여성가족부가 할 짓인가.
결국,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국회의원 강용석을 동료 의원들이 나서서 옹호하고, 성희롱 가해자 의대생들을 대학 당국이 나서서 비호하는 이 나라 권력자들의 수준이 여기에서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 투쟁은 바로 이런 끔찍한 현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시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잘 보여 준다. 올해 민주노총 여성위원회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여성조합원 중 40퍼센트 가량이 성희롱을 당한 바 있고, 특히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더 노골적이고 빈번한 성희롱 피해를 당하고 있다.
따라서 아직도 어디에선가 침묵을 강요당하며 숨죽이고 있을 피해자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이 투쟁은 승리해야 한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원청 현대차가 나서서 피해자를 원직 복직시키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 현대차에게 이런 조치를 강제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더불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구실도 중요하다.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넘어선 노동자의 연대로 피해자 복직을 쟁취해야 한다. 그래서 권력을 가진 성희롱 가해자들은 공공연히 처벌을 피하고, 힘 없는 피해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하며 가슴에 멍이 드는 이 사회에서, 이 투쟁이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희롱 피해자 농성장 철거한 여성가족부 규탄한다! 농성장을 원상 복구하라!
-현대차는 피해자를 원직복직시키고 성희롱 가해자를 처벌하라!
2011. 9. 2
다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