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KT 노동자들의 저항이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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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PD수첩〉은 구조조정 이후 갑자기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KT의 노동 현실을 폭로했다.
KT 민영화 과정에서 국내외 투기자본의 이윤 보장과 고배당을 위해 3만여 명이 구조조정됐다.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노동강도 강화와 실적 압박은 점점 더 커졌고, 급기야 올해 들어 자살자 3명을 포함한 14명의 죽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 노동자는 장비 점검을 위해 출동했다가 연락이 두절된 후 시체로 발견됐다.
고인은 구조조정 이후 8명이 하던 업무를 2명이 맡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 더구나 회사는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2인1조 작업을 혼자 수행하도록 했다. 유족들은 이런 최악의 노동조건이 결국 죽음으로 이어진 것에 분노하고 있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는데도, 노골적인 친사용자 노조인 현 KT노조는 애도 성명조차 발표하지 않은 채 외면하고 있다. 한 술 더 떠 연말에 있을 노조선거에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민주노조 진영으로 모이는 것을 막고자 선거관련 규약을 개악하기까지 했다.
대의원대회에서 참관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입장을 봉쇄한 채 통과시킨 규약안은 온갖 독소조항으로 가득 차 있다. 선거기간 축소, 선거기탁금제 도입 등 한결같이 조합원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그중 압권은 통신매체(인터넷, 메일, 사내메신저 등)를 이용한 선거홍보를 금지한 것이었다.
‘KT민주동지회’가 반대성명을 통해 발표했듯이, 현 노조 집행부의 시도는 결국 두려움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본다. 개악 시도 자체가 조합원들의 불만과 열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 두려움을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KT 광화문 사옥 앞에서 ‘이석채 회장 연임 저지, 어용노조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동지회 회원들의 릴레이 일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열망을 하나의 촛점으로 모아낼 수 있는 민주파 활동가들의 더욱 힘찬 행동이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