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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자본가’ 같은 것은 없다

"나쁜 자본이 아니라, 문제는 자본주의다" 15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빈곤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주 컴퓨터 회사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을 때 언론은 그를 훌륭한 사업가라며 찬양했다.

그 전주에 영국 노동당 당수 에드 밀리반드는 자신은 “반기업적”이지 않다고 애써 강조하면서도 “약탈적” 기업 행태를 따로 비판했다.

그러나 “약탈적” 경쟁이 바로 자본주의의 근간이다. 자본주의는 사람들을 두 주요 계급으로, 즉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눈다.

기업주들은 노동자를 착취해서 돈을 번다. 이 말인즉,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이 생산한 가치를 일부 떼어 가져간 뒤 그것을 이윤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들은 ‘생산적’ 기업주(예를 들어 공장을 소유한 사람들)를 증권 중개인 같은 ‘비생산적’ 기업주와 구분한다.

그러나 그 어떤 기업주도 부를 생산하지 않는다. 부를 생산하는 것은 노동자다. 금융자본을 포함해 세계 자본주의 체제 전체는 이윤 창출이라는 목적 아래 똘똘 뭉쳐 있다.

잡스에 대한 칭찬은 대부분 그의 “선각자적” 아이디어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잡스는 좋은 아이디어 덕분에 애플의 최고경영자였던 것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돈을 벌었는데, 그 공장들의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했고 노동자들은 자살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야 했다.

잡스의 우선순위는, 다른 기업주들과 마찬가지로 이윤을 최대한 창출하는 것이었다.

이는 모든 기업주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유난히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다. 경쟁이 기업주들로 하여금 노동자를 더 쥐어짜도록 몰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취와 억압이 언제나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노동자들은 체제로부터 더 나은 처우를 쟁취하기도 한다.

영국 지배계급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호황기에 개혁을 내줄 여유가 있었다. 대중 투쟁은 그들에게 더 많은 양보를 강제했다.

이런 개혁들은 중요하다. 무상의료 같은 개혁들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한다. 혁명가들은 개혁을 사소한 것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

기업주들이 언제나 같은 것도 아니다. 어떤 기업주들은 다른 기업주들보다 악독할 수도 있고 현재와 비교해 자본주의가 노동자에게 더 많은 것을 양보한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따뜻한’ 자본주의가 가능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혁명가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계급 투쟁이 “때로는 은밀하게, 때로는 공공연하게” 일어난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계급 투쟁은 언제나 존재한다.

지배자들은 ‘국익’ 운운하며 계급 분할을 가리려 애쓴다. 때때로 이것이 이치에 맞아 보이기도 한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지키고자 임금 삭감을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이익인 듯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어난 일을 보면, 기업주들은 노동자에 대한 착취를 늘렸다. 기업주들은 나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일자리도 줄였다. 기업주들의 이익은 노동자들의 이익과 충돌한다.

기업주들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짧게 말해 대답은 ‘아니오’다.

이윤 추구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가 존속하는 한 착취, 전쟁, 억압, 환경 재앙은 계속될 것이다.

이것들을 개혁으로 없앨 수는 없다. 이것들을 종식시키는 유일한 길은 자본주의를 전복하고 다수가 모두의 이익을 위해 운영하는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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