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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당과 진보정당은 성격과 지향이 다르다

이 글은 다함께가 11월 12일 발행한 리플릿입니다.

현재 한미FTA 비준 저지 투쟁에서 진보정당들은 참여당과 함께 투쟁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한미FTA를 지지했던 참여당이 한미FTA 비준을 반대한다는 것은 우리 투쟁이 낳은 성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공동의 과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함께 손을 잡고 싸워야 한다.

특히 우리는 참여당의 평당원, 지지자 들과 연대하고 협력하길 적극 원한다. 그들은 대부분 2008년 촛불시위 등에 함께했던 이 나라의 진보와 개혁을 염원하는 진지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참여당 지도부나 참여당 자체의 성격은 달리 봐야 한다.

거부감과 반발

먼저 참여당 지도부가 계승하겠다는 ‘과거’(참여정부 시절)부터 간단히 넘어갈 수 없다. 지난 9월 25일 민주노동당 당대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김주익이 목 매 죽고, 농민 전용철, 홍덕표가 맞아 죽고, 허세욱이 불타 죽는 일이 언제였습니까? 누구 책임입니까?”라며 참여정부 시절 죽어간 노동자·농민 들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이런 어두운 기억 때문에 상당수 진보 활동가들 사이에서 참여당과의 사안별 연대를 넘어서 아예 당을 하나로 합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과 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단지 과거만이 문제가 아니다. 참여당의 현재 정책과 입장도 진보정당과는 명백히 다르다. 우선 참여당은 현재 한미FTA 비준을 반대하지만 ‘참여정부 시절의 FTA 추진’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이다. 그런데 지금 한미FTA의 핵심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ISD, 래칫 조항, 세이프가드 무력화 등은 모두 그때부터 있었던 것이다.

참여당의 노동정책도 결코 ‘친노동’이 아니다. 오히려 “친기업”을 강조하는 참여당은 35시간 노동제, 비정규직·파견제 철폐 요구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최저임금에 대해서도 “사업주의 지불능력”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한다. 이랜드, 현대차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준 비정규직 악법도 “꼭 필요한 법안이었”다고 말한다.

친기업

이라크 파병했던 참여정부를 계승해서 ‘해외 파병’을 앞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게 참여당의 입장이다. 진보정당들이 주장해 온 무상의료, 무상교육에 대해서도 참여당은 “엄청난 재정적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핵발전 폐지도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다. 진보진영이 반대해 온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서도 “경쟁원리 도입을 통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참여당의 계급기반과 관련이 있다. 참여당은 진보정당들처럼 노동자나 노동조합에서 인력과 돈을 충원하지 않는다. 참여당 지도부나 선거 출마자들의 면면을 보면, 청와대 고위 관료를 역임했거나 공공기관의 고위직을 맡았던 사람, 기업주 출신으로 민주당 등에서 정치에 입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참여당 강령에 “기업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으며 …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는 것이다. 참여당은 지난 9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의했던 통합진보정당 강령 초안에 대해서도 이렇게 평한다. “대중적으로 공감하기 어려운 이념적 접근(사회주의 이상, 세계변혁운동의 성과 계승, 자본주의 폐해 극복 등)에 대해 거듭 우려하고 우리 당의 참여를 위해서는 … 시정돼야 한다”, “‘노동자 정당’의 면모를 보이는 것을 경계해야 함.” 이처럼 참여당과 진보정당은 그 성격과 지향이 명백히 상반된다.

따라서 당 통합이 아니라 한미FTA 반대 투쟁 등의 실천 속에 함께하며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토론하고 검증하는 것이 참여당 평당원과 지지자들을 위해서도 올바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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