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심상정·조승수와 통합연대 - 손바닥처럼 뒤집힌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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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1월 12일 다함께가 발행한 리플릿이다.
‘3자 통합’에 합의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통합연대’(통합연대) 지도자들은 무원칙하게 말을 바꿨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노회찬·심상정·조승수 진보신당의 세 전직 대표들은 그동안 참여당과의 통합 반대를 자신들의 명분으로 삼아 왔다. ‘민주노동당이 참여당과 통합하면서 우경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세 전직 대표들은 9월 8일 통합연대를 제안하면서도 “참여당의 갑작스런 새로운 진보정당 참여 논란은 진보정치세력과 민중운동세력의 분열,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입장을 순식간에 손바닥 뒤집듯 바꾼 것이다. 물론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이 통합연대에게 ‘3자 원샷 통합’을 수용하라고 압박했을 것이다.
그러나 9월 25일 민주노동당 당대회가 ‘참여당은 진보대통합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정했고, 11월 8일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도 ‘진보정치세력의 선통합이 우선’이라는 결정을 재확인한 마당에 “아무런 선택지가 없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물론 심상정 전 대표는 오래전부터 민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자고 주장해 왔고,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유시민에게 경기도지사 후보를 양보하며 사퇴한 바 있다. 참여당과 통합 반대 소신이 있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정당은 정책과 노선이 같은 세력이 함께하는 것”이라던 노회찬 전 대표가 이제 “소주 한 잔 먹고 맥주 한 잔 먹는 것보다 섞어서 먹는 것이 더 맛있다”고 나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심지어 “민주당과 통합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말 바꾸기가 아니라 ‘변절’로까지 보일 수 있다. “참여당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던 조승수 전 대표도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해 싸워 온 민주노동당 안팎 좌파들의 뒤통수를 치며 밀실 협상을 통해 ‘지도부에게 공천권을 위임하라’는 부적절한 요구나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세 지도자들이 “입장을 너무도 쉽게 번복”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진보신당의 비판과 요구는 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