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 속에서도 전진하는 ‘점거하라’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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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전역에서 ‘점거하라’ 운동이 탄압 당하고 있다. 콜로라도 주 경찰은 ‘덴버를 점거하라’ 운동 참가자들을 캠프에서 몰아냈다.
뉴욕 바깥에서 가장 큰 ‘점거하라’ 캠프는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 있다. 11월 12일 시위대 8천 명이 경찰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경찰은 11월 13일 캠프를 강제철거했다.
11월 14일 새벽 뉴욕 주의 ‘로체스터를 점거하라’ 운동은 지역 노동운동과 뉴욕시민자유연합의 지원 덕분에 캠프를 유지할 수 있었다.
11월 14일 새벽 경찰은 ‘오클랜드를 점거하라’ 캠프를 철거했다. 이에 항의해 부시장과 일부 고위 시 공무원들이 사임했다. 이날 오후 4시 2천 명이 시청 앞 광장을 점거했다.
11월 15일 새벽 경찰은 ‘월가를 점거하라’ 캠프에도 경찰을 투입했다. 시위대는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했지만 경찰은 폭력을 휘두르고 시위대를 체포했다.
오클랜드 경찰은 이미 10월 25일 고무총과 최루가스를 쓰며 ‘오클랜드를 점거하라’ 운동을 공격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참전군인 스캇 올센이 머리에 부상을 입었다.
10월 26일 시위대는 다시 점거를 시작했고 11월 2일 총파업을 호소했다. 11월 2일 1만 5천 명이 행진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큰 항구 중 하나인 오클랜드 항구의 작동을 중단시켰다. 오클랜드 사례는 탄압에 맞서는 최고의 방법은 투쟁을 더 키우는 것임을 보여 줬다.
고무적이게도 오클랜드와 포틀랜드 등 여러 도시에서 ‘월가를 점거하라’가 제안한 17일 시위를 전국 행동의 날로 조직하자는 논의가 진행중이다. 그 전 날에는 학생들의 대규모 수업거부가 예정돼 있다.
우파 언론들이 ‘점거하라’ 캠프에서 ‘성희롱과 폭력이 벌어지고 있다’며 매도하고 정부가 폭력 탄압으로 운동을 가라앉히려 하지만, ‘점거하라’ 운동은 결코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하버드대학교와 UCLA 등 대학 캠퍼스가 ‘점거하라’ 운동의 새로운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 ‘점거하라’ 캠프장이 들어서고 있다. 하버드대학의 캠프에 이집트 혁명가들이 지지방문을 가기도 했다.
무엇보다 ‘점거하라’ 운동은 그 정당성과 대의에서 이미 기존 체제와 이념들을 위협하고 있다. 하버드대 학생들이 《멘큐경제학》의 저자인 멘큐 교수의 수업을 거부하고 월가 시위 동참을 선언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 최근 아펙 만찬장에서 하와이의 인기 대중가수인 마카나가 “‘알로하’하며 점령하라”라는 티셔츠를 입고 ‘우리는 다수’라는 노래를 불러 오바마 등 각국 정상들을 당황하게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마카나는 정상들의 어색한 반응을 무시하고 “우리는 거리를 점령할 거야. 우리는 법원을 점령할 거야. 우리는 당신들의 사무실을 점령할 거야. 당신들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의 명령대로 행할 때까지” 하며 노래했다.
‘점거하라’ 운동은 미국과 전 세계 민중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고,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상처 입은 야수를 몰아낼 것입니다”
코너 토마스 리드(월가 ‘점거하라’ 운동 참가자)
사람들은 경찰 공격에 분노하며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점거하라’ 운동을 시작한 뒤부터 우리는 경찰이 해산을 시도하리라고 예상했어요. 따라서 이번 공격은 부분적으로만 ‘뜻밖의 일’이었죠.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소식을 바로바로 전달하는 긴급 대응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돼 있거든요.
지금 사람들은 근처의 폴리 광장에 모여 앞으로 무엇을 할지 논의하고 있어요. 우리는 11월 17일 시위에 더 많은 사람을 동참시키려고 두 배로 노력할 것입니다.
그 날 대규모 동조 파업이 일어날지 아직은 알 수 없어요. 그러나 우리는 그 날 월가 금융의 정상 활동을 멈추고 점거를 더 확대하려고 합니다.
11월 17일 학생들도 대규모 수업 거부를 벌일 것입니다. 또, 우리는 같은 날 오후 시위를 벌이면서 우리의 목표를 천명하려고 해요.
뉴욕 사람들은 ‘월가를 점거하라’ 운동을 적극 지지했어요. 우리 소모임들은 뉴욕 시의 5대 구에서 사람들과 접촉하고 그들을 선동하는 활동을 하고 있고요.
우리는 캠퍼스와 지역 사회와 작업장에서 사람들을 조직하려고 매우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고, 수십만 명이 급진적 활동에 관한 ‘즉석 강좌’를 이수했죠.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점거하라’ 운동에 의해 정치화된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한 순간이 왔어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어요. 우리는 집단적으로 미래를 개척하려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경찰 폭력은 정부와 기업이 비폭력 직접 행동이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어요. 그들은 사람들이 사회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보면서 겁먹었죠.
1퍼센트는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아요. 그들은 사람들이 사회정의를 실현하려고 나서는 것보다는 “민주주의인척 하는 것(demo-crazy)” ― 점거하라 참가자들이 만든 표현입니다 ― 을 더 좋아합니다.
지금 이 현 경제 체제는 상처 입은 짐승입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을 모아 이 짐승을 몰아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