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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쟁 반대가 세계사회포럼을 수놓다

부시 전쟁 반대가 세계사회포럼을 수놓다

뭄바이 세계사회포럼에서 참가자들의 주목을 끈 쟁점은 단연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반전 운동이었다. 전쟁과 반전 운동 워크숍들에는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이 몰려들었다.

미국이 이라크의 덫에 걸려 있고 이라크의 저항과 세계 반전 운동이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다.

또, 지난해 세계사회포럼이 결정한 2·15 국제 반전 시위가 전 세계에서 1천5백만 명을 거리로 불러모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여러 반전 워크숍들에서 연사들은 이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

영국 노동당 반전 의원 제레미 코빈은 2·15 국제 반전 시위의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대규모 반전 운동이 조직돼 2월 15일 하루에만 6백 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반전 운동은 터키, 그리스, 프랑스가 전쟁을 반대하게 만들었고 ‘의지의 동맹’을 뒤흔들었다. 쉽게 파병을 결정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저항의 세계화’ 운영위원 크리스 나인햄은 미국 권력이 처한 모순을 지적했다.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에는 자신감과 함께 두려움이 나타나 있다. 미국 경쟁자의 등장, 중국의 부상, 아시아 경제 블록의 성장과 미국 경제력의 취약성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이런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확대할 수도 있다. 부시, 럼스펠드, 체니 등이 워싱턴에 있는 한 더 많은 모험을 감행할 것이다. ‘악의 축’을 속죄양 삼을 것이다.”

“따라서 반전 운동은 계속돼야 한다. 우리는 모든 곳에서 3·20 전 세계적 반전행동을 최대한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점령 종식만이 아니라 ‘부시 꺼져!’를 외쳐야 한다.”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은 누구나, 어느 나라에서 왔든지 간에 주저 없이 조지 W 부시와 그 정부를 공동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와 동시에, 미국의 정책을 지지하는 자국 정부도 투쟁의 목표물이라고 주장했다. 반전 활동가들은 반전 운동의 2라운드는 부시의 전쟁을 지지하는 자국 정부와의 투쟁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인도의 저명한 평화 군축 활동가 아친 바나익은 이렇게 주장했다.

“세계 도처에 있는 모든 정부들이 문제다. 그들은 모두 자유시장 경제를 촉진하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기 위해 우리는 각자 자기 나라에서 투쟁과 저항이 성장하도록 고무해야 한다.”

러시아 사회주의자 보리스 까갈리츠키도 국내 전선에서 투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각국 정부가 부시를 따라하고 있다. 예컨대, 푸틴은 체첸인의 저항을 짓밟기 위해 국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국내에서 저항을 조직해 국내 지배자들에 맞서 싸워야 한다.”

쌍둥이

연사들과 청중은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 전쟁이 “동전의 앞뒷면 관계” 또는 “등 붙은 쌍둥이”이므로 반신자유주의 운동과 반전 운동은 융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평화·정의연합’의 라니아 마스티는 “이라크 점령은 또한 경제 점령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세계화와 군사주의가 완벽하게 결합된 사례를 본다. 석유를 제외한 모든 이라크의 부는 외국인이 1백 퍼센트 소유할 수 있다.”

크리스 나인햄은 “시장의 세계적 확장은 결코 자연스러운 과정이 아니었다. 군사력으로 자유 시장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제레미 코빈은 “전쟁 문제, 즉 콩고·중동·팔레스타인 문제를 세계기업 권력의 문제와 연결해야 한다. 막대한 돈과 첨단 기술을 무기 생산을 위해 낭비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값싼 에이즈 약품을 만들고 물 부족을 해결하고 교육 위기를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 회원 한 명은 청중 토론 시간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전쟁 문제와 현지 주민들이 겪고 있는 사기업화 문제를 결합했다. 학교와 의료의 사기업화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에 불만을 나타내기 위해 반전 시위에 참가했다.”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 프로젝트를 저지하려면, 세계적 저항 운동의 시선은 이라크 점령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미국이 이라크 수렁에 빠져 있고 제국주의 사슬의 약한 고리가 바로 이라크 점령이기 때문이다.

‘남반구 초점’의 월든 벨로는 이라크의 저항 운동이 많은 사람들을 고무하고 있고 우리는 이라크 저항 세력을 전폭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칸쿤 WTO 각료 회담 결렬과 미주자유무역지대 마이애미 회담 실패는 이라크에서 일어나는 일과 직결돼 있다.

“미국이 중동에 몰두하는 동안에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급격한 정치 변화가 일어났다.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볼리비아 등지에서 민중이 기업이 지배하는 세계화에 반대해 정부를 무너뜨렸다. 미국의 뒷마당인 라틴 아메리카에서 반신자유주의 봉기가 일어났다.

“이라크가 베트남이 되면서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위가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저항이 세계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세력 관계를 바꿔 놓았다. 이 때문에 신자유주의자들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라니아 마스티는 “반세계화 운동이 반전 운동과 손잡고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구체적 행동 계획이 바로 3·20 전 세계적 반전행동이다. 남한 동지들이 3·20 포스터를 곳곳에 붙이고 다니는 것에 감동받았다.

“3·20 전 세계적 반전행동을 2·15보다 더 크게 건설하자. 우리가 수퍼파워일 뿐 아니라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수퍼파워라는 것을 보여 주자.”

네트워크

반전 워크숍들은 또한 자국에서 건설한 반전 운동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반세계화 이집트 모임’의 디나 헤쉬마트는 지금 이집트 반전 활동가들이 3월 20일 시위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한에서 온 기아차 노동자와 공무원 노동자는 어떻게 자기 직장에서 반전 운동을 건설했는지를 말했다.

한 타이 노동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방콕 회의 기간에 벌였던 반부시 시위를 소개했다.

한 이탈리아 노동자는 “운동이 너무 급진적이면 온건한 사람들이 놀라 달아나지 않을까?” 하고 물음을 던졌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나와 사람들이 어떻게 급진화하는지, 또 다양한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행동할 수 있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빌어 주장했다.

이런 토론과 논쟁과 경험 공유를 통해 3·20 전 세계적 반전행동 계획은 점차 세계적 행동 계획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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