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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에도 희망을 가져와 주세요”

적극적으로 희망텐트에 대한 연대를 호소하고 있는 권지영 쌍용차 가족대책위 대표(심리치유센터 ‘와락’ 소장)를 인터뷰했다.

쌍용차에서 여러 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몇 번째 죽음’이라고 숫자를 매기고 있습니다.

해고는 살인입니다. 정말이지, 해고는 삶을 꺾이게 만들고, 경제적 타격을 주고, 가족을 해체하고, 인간 관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정신질환, 이혼, 가족 간의 생이별, 그 속에서 고통받는 아이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자살을 시도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쌍용차 연쇄 죽음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나 사측은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말라 죽든지 말든지 상관 없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고사작전을 펴고 있는 것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이런 비극을 끝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투쟁을 재개했습니다. 희망텐트촌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12월 7일 ‘희망텐트’ 설치에 앞서 열린 위령제·투쟁 선포 결의대회 연대 투쟁으로 죽음의 행렬을 끝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우리 투쟁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 뒤로, 쌍용차 심리치유센터 ‘와락’으로 핫팩, 수면 양말, 장갑, 귀마개, 야광 랜턴 같은 것들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투쟁이 벌어지는 공장 앞으로 보내 달라는 것이죠. 어떤 분들은 트위터에서 소식을 보고 직접 농성장에 오기도 합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2009년 점거파업 때, 우리는 쌍용차를 시작으로 정리해고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한진중공업에서 대량해고가 벌어졌습니다.

쌍용차 노동자·가족 들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희망버스도 타고, 희망열차도 타고, 천리길도 걸어 연대했습니다.

희망버스가 유쾌하고 발랄하게 웃으면서 투쟁하고, 이런 힘으로 들불처럼 연대를 키운 것은 정말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몇 차례나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까지 내려가 물대포를 맞고 차가운 길바닥에서 잠을 잤던 그 수많은 이들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정리해고의 폐해가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로, 우리 사회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함께 공감하고 분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연대가 이제 쌍용차에도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막 번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함께 싸웠으면 좋겠습니다. 쌍용차 희망텐트촌이 노동자들의 고통을 끝낼 수 있는 그런 운동의 일부로 활용됐으면 좋겠습니다.

12월 23~24일입니다. 희망버스에 참가하셨던 분들이 이날 쌍용차로 캠핑을 와 주십시오.

희망버스는 냉정하고 엄혹한 상황에서도 밤새 춤을 추고 유쾌함을 동력 삼아 투쟁했잖아요. 쌍용차 공장 앞에서도 이런 투쟁이 펼쳐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인터뷰·정리 소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