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을 읽는데 장기 투쟁 농성장을 지키는 해고자, ‘점거하라’ 운동, 재개발 철거 반대 등의 기사가 실려 있다.
반면, 특집기사로 ‘성공시대 달리는 현대자동차’라는 기사도 있다. ‘성공신화’를 만든 정몽구의 사진이 중간에 크게 박혀있고, 그 기사 속에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수익성보다는 품질이 최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내 생각엔 전자와 후자가 바뀌었는데 오타가 난 게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대차 CEO였던 이계안 전 민주당 의원은 “현대차 노사문제가 회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 하며 “정규직 노조도 크게 각성해야 한다. 정규직 노조가 희생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 여성 노동자의 싸움은 1년이 넘게 계속됐고, 지난해 겨울 정몽구는 현대차 비정규직 점거 농성장에 용역을 풀어서 노동자들의 머리를 부수고 뼈를 부러뜨리고, 농성장 난방, 식량, 전기를 차단했다.
노동자들에게 사상 최대 손해배상까지 청구했고, 황인화 동지가 몸에 불을 붙일 수밖에 없게 몰아붙였다. 밤에는 잠 좀 자자던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누구 때문에 두개골이 함몰됐는가.
나는 지금 〈한겨레21〉을 읽고 있는가, 조중동을 읽고 있는가. 이번 현대차 특집기사는 매우 유감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