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씨,
꿈만 같습니다.
지난 3일간의 일이 아직도 믿기지 않고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문득 슬퍼지고 문득 허전하고 울컥 눈물이 나는 것을 보면 당신을 떠나 보낸 것이 맞나 봅니다.
너무 빨리 간 당신이 야속합니다.
불과 일주일 전에 당신은 우리 집에 놀러와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양호하게 나와서
다행이라며 삶의 의지를 보여 줬는데...
육아 때문에 활동을 많이 할 수 없는 나를 격려하며 다음 세미나는 '국가자본주의'인데 같이 해 보자고 해서 나도 참여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근래에 당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활기차게 활동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는데...
몇 년 사이 부쩍 늘어가는 기타 연주에 자신감이 붙어서 활기차게 연주하는 모습이 생생한데...
이제 어디에서 당신의 명석한 분석을, 당신의 웃음을, 당신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단 말인가요...
성민 씨,
당신은 나에게 아주 특별한 사람입니다.
희망 없는 비정규직의 현실 때문에 답답함을 느끼며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 당신을 만난 것은 내게 행운이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하며 살아도 빛이 보이지 않는 이 암울한 현실을 탈출할 수 있는 답을 알게 해 주었고, 무엇을 해야 내 삶이 바뀔 수 있는지 알게 해 준 사람이죠.
당신을 만나서 저는 사회주의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고 변혁을 꿈꾸며 투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동지이자 연인으로 그리고 다시 친구로, 동지로 당신과 함께 한 8년의 삶은 내게 아주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입니다.
당신을 잃은 것이 너무나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슬퍼만 하지 않을게요.
당신과 내가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그런 세상을 위해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투쟁하고, 더 많이 사람들 만나고 활동하면서 당신에게 보여 줄래요.
당신이 인도한 사회주의자가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그리고 세상을 바꾸겠어요!!
성민씨,
잊지 않을게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