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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진보정당 후원 재판 최후진술:
“내가 유죄면, 이 사회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진보정당 후원을 이유로 기소된 공무원 노동자가 최근 결심 재판에서 한 최후진술문을 보내 왔다.

이렇게 기소돼 법정에까지 서게 될 줄 알았다면, 진보정당에 매달 1만 원이 아니라 10만 원쯤 낼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년 동안 낸 게 5백 만 원도 아니고 겨우 50만 원밖에 안 돼서 부끄럽습니다.

2005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된 이유는 “소액의 깨끗한 정치자금 기부를 원하는 국민들이 편리하게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해, 정치 참여와 기부를 활성화하고 정치자금의 안정적 조달과 투명성을 확보해 건전한 정치자금 운용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공무원·교사의 정치활동 자유를 요구하는 공무원 노동자들

민주노동당의 탄생은 민주노조 운동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200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 10명을 배출하고, 13퍼센트를 득표했습니다.

노동운동과 무상의료·무상교육을 지지하는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하는 정당이 잘 되라고 만 원씩 보낸 게 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저처럼 하위직 공무원이 깨끗한 정치, 복지 확대를 바란 것이 죄가 된다면, 도대체 투표권은 왜 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진보정당 후원이 실정법인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행위는 “정치자금의 적정한 제공을 보장하고 투명성을 확보하며,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지금 이 재판은 검찰이 매우 편파적이고 정치적으로 공소권을 남용하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에 돈을 낸 것은 태반이 무혐의 내사 종결이었고, 그나마 5백 만원 냈다고 기소한 교장은 선고유예였습니다.

만약 제가 유죄가 된다면, 그것은 지금의 이 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증거일 뿐입니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그저 1퍼센트만 대변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입니다.

저를 비롯한 정치자금으로 기소된 모든 공무원과 교사는 무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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