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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민영화의 재앙이 KTX 민영화의 미래입니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의 KTX 민영화에 반대해 KTX민영화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KTX범대위)를 구성했다. KTX범대위의 양한웅 공동집행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양한웅 집행위원장은 한국통신 민영화 반대 투쟁에 앞장서다 해고된 후 공공부문 노조운동에 헌신해 왔다.

정부는 선로를 정부가 소유하고, 운영만 민간 회사에 맡기는 것이므로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영화에는 KT처럼 지분 매각 방식도 있고, 발전처럼 분할 매각도 있습니다. KTX는 기존 노선은 코레일이 운영하고, 신설되는 수서발 노선의 운영권을 민간 기업에 넘기는 분할 매각이지요.

KTX 선로는 국민 세금으로 건설한 것입니다. 하지만 민간 회사는 선로는 가져가지 않고 운영권만 가져가니 굉장히 손쉬운 방식의 민영화입니다.

정부는 민영화 하면서 요금을 10퍼센트 이상 인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KT 민영화 때, 정부는 민간 회사 간에 경쟁이 이뤄지면 요금도 내려갈 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가구당 이동통신비가 10만 원을 훌쩍 넘어갑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도, 이명박 정권도 선거 때마다 이동통신료를 내리겠다고 공약을 내걸었어요. 그게 이뤄졌습니까?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요금을 내리라고 명령해도 민간 기업들은 ‘연구비 투자해야 한다’, ‘이윤이 남지 않는다’고 핑계 대면 그만이에요.

오히려 새 요금제를 만들며 요금을 더 올립니다.

공기업이라면 그나마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가능해요. 민간회사는 통제가 불가능합니다.

생색내기용으로 당장 요금을 내릴 수는 있지만 곧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는 민영화를 하더라도 적자노선 정부 지원은 계속될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KT 민영화 전에 1백50명이 근무하는 서울 명동 중앙전화국이 3천 명이 근무하는 강원도 전화국 전체를 합친 것보다 흑자가 많았어요. 서울에 있는 흑자 전화국의 수입으로 강원도 산간 벽지에도 전화선을 놓을 수 있었습니다.

통영 앞바다에 있는 매물도에도, 목포 앞바다에 있는 가거도에도 통신선이 설치돼 있어요. 심지어 혼자 사는 노인한테도 전화선을 설치해 줬습니다. 산간 벽지 전화선 설치에 1천만 원가량이 들더라도, 받는 전화설치비는 겨우 20만 원 정도였어요. 9백80만 원이 적자였던 겁니다. 하지만 도심 전화국 수입을 재투자한 덕분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 제공이 가능했습니다.

KTX도 마찬가지에요. KTX는 철도노선 중 가장 큰 흑자를 남기는 곳입니다. KTX에서 남는 흑자를 철도의 다른 적자노선에 투입하는 것은 공공서비스로서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KTX를 민영화하면 수익이 민간회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 버려요. 적자 노선 재투자는 불가능해져요. 지금도 정부는 적자노선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KTX 민영화가 재벌 특혜가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데요

민영 KTX의 지분에서 민간 기업 지분을 49퍼센트로 제한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 지분이면 민영화한 KTX를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2월 4일 철도노조 결의대회 더 낭비적이고 위험한 민영화는 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코레일은 운영수입의 30퍼센트를 선로 사용료로 시설관리공단에 내고 있어요. 정부는 민간 KTX 회사의 선로 사용료를 40퍼센트까지 올리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금도 내리고 선로 사용료도 올리는 것을 민간 기업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습니까? 민간 기업은 이윤이 핵심이에요. 이윤이 남지 않는다면서 선로 사용료 못 올리겠다고 버티면 그만이지요.

정부는 공기업의 ‘비효율’을 문제 삼으며 민영화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비효율’의 근거가 무엇입니까? 근거도 없고, 통계도 없어요. KTX는 흑자 기업입니다. 흑자 기업을 두고 방만 경영이니, 비효율이니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KTX 사고의 원인은 열차 제작사의 탓이 크죠. 한국형 고속철도인 ‘KTX-산천’의 결함은 누누히 지적돼 왔습니다.

게다가 민영화는 곧 비정규직 확대를 뜻합니다. KT는 민영화 과정에서 약 5만 명을 절반 가까이 줄였어요.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은 오히려 사고 위험을 높일 것입니다.

민간 회사와의 경쟁이 서비스 질을 높인다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민영화한 통신시장의 경우 SK와 KT, LG 등이 경쟁하면서 과도한 홍보비와 중복 투자가 발생했어요. 철도와 발전, 가스 등은 광고를 하지 않습니다.

KT는 지난해 순이익 1조 4천억 원 중 37퍼센트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고 했어요. 공기업이었다면 순이익을 통신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요금을 낮추는 데 재투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민영화에 맞서 어떻게 싸워야 할까요?

파업으로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철도노조도 4월 중순에 파업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어요. 또 전 국민과 함께 싸워야 합니다. 민영화는 노동자들의 문제만이 아니에요. 코레일과 같은 공기업은 국민의 자산입니다. 전 국민과 함께 저항하는 투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