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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새터민 독자의 편지: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해 주세요”

〈레프트21〉은 잠정적으로 ‘탈북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편지를 보내 온 독자가 ‘새터민’으로 써 달라고 요청해, 이를 반영했다.

저는 2002년 10월 북한에서 탈출한 새터민입니다. 지금과 다르지 않게, 그때 당시 북한의 경제 상황 또한 매우 힘들었습니다. 밥을 못 먹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굶어 죽는 것은 다반사였습니다.

배를 채우려면 무엇이든 해야 했습니다. 남의 농장에 가서 배추를 뽑아 시장에 팔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고 있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음식이 사라졌습니다.

집 없이 떠도는 사람들은 따뜻한 곳을 찾아 헤매다가 공장에 들어가, 흐르는 전기에 감전돼 죽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이런 일들은 너무나도 일상적인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지원도 끊겨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민중이 힘들다며 항의하는 것은 절대 용납되지 않습니다. 수령만을 향해 환호하고 바라봐야 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북한을 탈출하겠다’고 결심하는 일조차도 우리에겐 힘든 일입니다. 탈북이 1백 퍼센트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고, 많은 사람들이 다시 북송되거나 심지어 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에 터전을 잡은 사람들은 비정규직보다도 못한 일을 하며 극도의 노동력 착취를 당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너무나도 힘든 과정을 거쳐 새로운 터전으로 왔지만, 남한 사회에서도 우리 새터민들은 여전히 차별받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취업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학력’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새터민들은 북한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학교를 다시 다녀야 합니다. 그 학교에서도 우리는 차별을 받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대안학교’를 선택합니다. 그러나 남한의 ‘학벌사회’에서는 대안학교를 인정해 주지 않습니다. 이런 차별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몇 주 전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 문제’로 남한 사회가 떠들썩했습니다. 그때 한 남한 여성 정치인이 단식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사람은 북한 식량 지원에 반대해 온 박선영 의원이었습니다.

우리는 더러운 정치판에서 사용되는 이용물이 아닙니다. 새터민을 진정으로 위하지도 않으면서, 표를 얻으려고 ‘탈북자 북송 문제’를 두고 단식을 한다거나 슬퍼하는 척하는 행위는 역겨울 뿐입니다.

우리는 남한에서도, 북한에서도, 제3세계에서도 99퍼센트입니다. 정말로 우리 99퍼센트를 위한다면, 99퍼센트를 억압하는 이들의 역겨운 짓들을 폭로하며, ‘탈북자 강제 송환’을 반대하고, 우리의 편에서 진정성을 갖고 함께 싸워야 합니다. 위선적인 남한 권력자들에 맞서, 우리 새터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옹호하고 함께 투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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