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학생들 공동성명서]
천혜의 자연유산, 제주도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가 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 제주도 주민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 부서지고 잘려나가는 광경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해군기지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에 마을 주민 7백25명이 참가해 94퍼센트인 6백80명이 유치에 반대했지만 정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해군기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농민들의 토지가 강제수용되고, 아름다운 자연과 천연기념물 생명체들이 파괴되는 광경에 민심도 폭발하고 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이명박 정부와 우익들이 최근 반격에 나섰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경선 후보 김지윤 씨가 제주해군기지를 ‘제주해적기지’에 비유했다는 이유로 그를 집중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은 김지윤 씨에 대한 비난 기사를 1면에 실었고, ‘고소왕’ 강용석과 해군참모총장은 명예훼손죄로 김지윤 씨를 고소했다. 이러한 공세들 때문에 검색 포탈 인기검색어 순위에도 며칠째 랭크되었다.
그러나 김지윤 씨가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고 있는 평범한 해군 사병들을 ‘해적’이라 지칭했다는 주장은 왜곡이다. 그는 강정마을 주민들을 짓밟고 자연 유산을 파괴하며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이명박 정권과 해군 당국이 이 사태의 진정한 주범이며, 그들의 행태가 해적질과 무엇이 다르냐며 반박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기회 삼아 동아시아에서 제국주의적 해양 지배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합법적 해적질’을 부추긴다는 점에서도 제주해군기지는 제주’해적’기지가 분명하다.
무엇보다 “해군은 주민은 물론 제주도도 무시하고 국회까지 무시하는 ‘해적’”이라고 먼저 울분을 토해 왔던 것은 강정마을 주민들이다. (오마이뉴스, 2012년 1월 26일, “국회·제주도 무시…해군 아니라 해적”) 저명한 평화운동가인 문정현 신부도 페이스북에서 강정마을 주민들을 괴롭히는 해군 당국을 ‘해적’이라고 규탄한 바 있다.
이처럼 얼토당토않은 트집을 잡아 집중 공격을 퍼붓는 보수 세력들의 진정한 의도는 강정마을 보호 운동을 적극 탄압하려는 데에 있다. 또한 다가오는 총선을 맞아 보수 세력을 결집하고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반격을 시도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는 독단적인 이명박 정부와 위선적인 보수 언론들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김지윤 씨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증폭시키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괴할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
2012년 3월 20일
이화여대 학생들(제44대 해방이화 총학생회 〈액팅이화〉, 중앙 환경동아리 〈이큐브〉 〈다함께〉 이대모임,사회과학동아리 〈함께만드는변화〉, 〈자본주의연구회〉 이대지부,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이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