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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군기지는 ‘해적기지’임이 틀림없어요”

제주 강정마을 현지에서 1년 넘게 주민들과 생활하며 굳세게 해군기지 반대 운동에 앞장서 온 김종일 평통사 현장팀장(‘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전 사무처장)을 인터뷰했다.

김종일 현장팀장은 공안기관과 조중동으로부터 ‘외부세력의 핵심’ 이라고 지목되고 있다.  

김종일 팀장은 강정마을에서 왜 그들이 ‘해적’이라고 불리는지 설명하고, 반전평화 운동이 미군기지로 사용돼 동아시아에서 군사적 갈등을 높일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해군과 정부 당국은 절차상 문제가 없고 주민 합의가 끝났다고 얘기하는데요?

강정마을은 인구가 1천9백 명 정도 되는데, 2007년 4월 26일 고작 87명만 모인 마을 임시총회에서 박수로 해군기지 유치가 결정됐습니다. 불과 20일 만에 신속하게 결정해 버린 겁니다.

결국 2007년 8월 10일 마을 임시총회에서 해군기지 유치 결의를 주도한 마을회장을 해임하죠.

열흘 후인 8월 20일에는 ‘해군기지 유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했는데, 주민 7백25명이 참가해 94퍼센트인 6백80명이 유치에 반대했어요.

김종일 평통사 현장팀장(‘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전 사무처장) ⓒ이윤선

공청회와 설명회 단 한 차례도 없이 해군의 보상 회유에 속은 소수 주민만으로 졸속으로 유치 결정을 해 버린 거죠. 그 결과 강정마을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극단적으로 대립하게 되면서 마을공동체는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피해는 참담해요. 〈서귀포신문〉이 2009년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적대감·우울·불안·강박 등 정신적 이상 소견을 받은 사람이 전체 주민 중 75.5퍼센트가 됩니다.

‘자살’을 시도하거나 계획했다고 응답한 주민도 34.7퍼센트나 될 정도로 해군기지 문제로 인한 강정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고통은 매우 심각한 상태죠.

해군은 구럼비가 보전 가치가 낮다고 하는데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구럼비 바위는 용천수가 흘러나오는 너럭바위로, 민물을 품고 있어 다양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자연의 보고예요.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고 사시사철 붉은발말똥게, 제주세뱅이 등 민물 생명체가 사는 1.2킬로미터에 이르는 바위를 본 적이 있는지 해군에게 되묻고 싶어요.

‘해적기지’라는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해적이 무고한 양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재산을 강탈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면, 제주 해군기지는 해적기지임이 틀림없어요.

지난해 여름부터 해군기지 공사장 안의 각종 콘크리트 설치물에 주민들과 평화지킴이들은 해골을 그리고 ‘대한민국 해적의 재산’이라고 썼죠. 그리고 불법·편법·폭력으로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는 해군기지사업단 관계자들을 해적이라 지칭해 왔습니다.

해군 당국이 반성하고 성찰하기보다 적반하장으로 김지윤 씨를 고소하는 행위는 양심적인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강정 ⓒ이윤선

ⓒ이윤선
ⓒ이윤선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기지로 이용되거나 공군기지로 확대될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9·11 이후 미군이 발표한 ‘해군력 21’을 보면 ‘해양 기지화’ 전략이 있는데, 이것은 ‘해양으로부터 공세와 방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주둔국에 제한받지 않고 배치와 철수가 용이한 해양기지를 구축한다’는 내용이죠.

고정된 해·공군기지를 두지 않고도 항공모함과 이지스함, 핵잠수함을 핵심 전력으로 하는 기동전단을 세계 각지에 파견해 전 세계의 바다를 해양기지화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군력 21’을 보면, 미 해군은 기항지만 보장된다면 제주도 서남방 해양에서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이지스함 등을 동원해 중국을 봉쇄하고 MD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어요.

최근 미국은 동맹국의 해군력 동원을 극대화 해 미국 주도의 제해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이를 보장하는 것이 이른바 ‘글로벌 해양 파트너십’입니다. 한국은 ‘글로벌 해양 파트너십’이 제기된 이래 적극 참여하고 있죠.

2006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이후 주한미군은 한반도를 넘어서 유연하게 이동하고 있고, 한미동맹의 해양에서의 협력도 더욱 구체화되고 있어요.

결국 한국 해군이 표방하는 해양안보론은 해양의 군사화를 촉진시키는 미 해양패권 추종론일 뿐입니다.

현재 제주 해군기지는 기동전단 수용기지로 건설되고 있고, 미 해군이 기항지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군 당국 스스로 밝히고 있죠.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군이 한국의 군사시설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로 보장하고 있어요.

해군력은 공군력의 뒷받침 없이는 작전 수행이 어렵기 때문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 당연히 공군기지 건설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제주 해군기지의 성격과 구실, 위험성은 무엇인가요?

오늘날 미국의 중요한 대외 안보전략은 ‘대중국 봉쇄 전략’입니다.

미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는 물론 말라카해협에서 중국과 제해권 다툼을 벌이고 있어요.

2011년 아시아안보연례회의에서 로버트 게이츠 당시 미 국방장관은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에게 “난사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필리핀·베트남의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으며, 남중국해에서 선박 운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미국 국익에 부합된다”며 이 문제로 군사적 개입도 불사한다고 밝힌 바 있죠.

한미동맹이 침략적 군사동맹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중국과 가까운 제주 해군기지는 미군 기동전단이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커요.

미국은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이미 해군력의 60퍼센트를 아·태 지역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더 많은 해군기지와 기항지가 절실한데, 오키나와 기지는 3천 톤이 넘는 선박은 정박할 수 없죠. 이지스함 등 대형함정 20척과 15만 톤 급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계류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드는 제주 해군기지는 결국 미국 해군의 사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어요.

이것은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동아시아에서 필연적으로 중국과 군사적 갈등에 휘말리는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한마디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죠.

오락가락하는 민주통합당에 기대할 수 없을 텐데,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민주통합당은 일정한 부담을 떠안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기회주의적 행보를 볼 때 그들에게만 맡겨서는 될 일이 아니고 강정마을 주민들과 반전평화 운동 진영의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죠.

강정마을 현지에서 지속적이고 완강한 투쟁을 하는 것은 반대 여론 조성에 힘이 될 겁니다. 또, 전국적 연대를 넘어서서 국제적 연대의 확장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겁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단합과 결속, 투쟁의지를 고취시키며, 제주도 범도민책위와 전국대책회의의 결합력을 적극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반전평화 운동 진영은 ‘승리의 날이 멀지 않았음’을 확신하며 대대적으로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결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