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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파문:
범죄 정부 퇴진을 위한 투쟁을 건설하자

다함께가 3월 31일 청와대 민간인 불법 사찰과 범정부적 은폐 파문에 관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억지로 덮어 버렸던 민간인 사찰 범죄가 메가톤급 태풍으로 발전하며 이 범죄 정부의 심장을 조여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 노조)가 3월 30일, 전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문건 2천6백19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촛불운동에 적극적이던 진보 단체·노동조합과 진보 인사들뿐 아니라 심지어 재벌 총수, 고위 공직자, 유력 정치인, 언론인까지 전방위적인 사찰·감시·미행·도청이 이뤄졌다는 것이 망라돼 있다.

청와대가 이 모든 것을 사주했다는 것을 뜻하는 “BH 하명”이란 표현도 자주 나온다.

그런데 이 문건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팀 7개 중 한 곳에 속한 팀원 한 명의 파일을 복구한 것이다. 얼마나 더 어마어마한 범위로 더 야비한 방법으로 사찰을 저질렀을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방대한 규모라면 사찰 과정에서 국가정보원과 경찰 조직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사찰팀은 경찰 등 정부 부처와 기관 17곳에서 인원을 파견받았다.

이런 천인공노할 범죄가 드러났음에도 이명박은 뻔뻔하게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 권재진은 조직적 은폐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자다. 사실 검찰 자체가 수사 과정에서부터 정부 차원의 조직적 은폐에 함께해 온 당사자다.

이명박 정부 자체가 통째로 불법 민간인 사찰 피의자이며, ‘공동공모정범’으로서 함께 이 더러운 진실을 은폐해 온 것이다.

그나마 청와대 전 주무관인 장진수의 양심 선언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장진수는 사찰 증거를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은폐했고, 이를 돈과 취업 알선 등으로 입막음하려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쥐터게이트’

결국, 이명박 정부는 2008년 촛불항쟁이 한창일 때 ‘영포회’ 등 실세 비선 라인 주도로 불법 사찰 부서를 만들어, 정권 반대파들을 지속 감시했고, 이 사실이 들통날 위험에 처하자,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애고 검찰과 재판부와 협의해 사건을 축소하고 형량을 줄인 것이다.

이명박이 이런 짓을 벌인 것은 2008년 촛불항쟁으로 정권이 위기에 직면하고, 1퍼센트 특권층을 위한 정책을 밀어붙일 동력이 약화됐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온갖 불법과 범죄적 방법을 통해서만 1퍼센트만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폭로된 선관위 디도스 테러 사건도 복지 확대 요구를 외면하려다 불리해진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를 조작하려 한 시도였다.

한마디로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은 정권 안보와 1퍼센트 특권 정치를 위해 어떤 불법과 부패도 마다 않는 희대의 범죄 집단인 것이다.

이처럼 정부, 검찰, 행정부, 사법부, 사정기관, 새누리당 등에 온통 불법 민간인 사찰 사건 피의자들이 가득한데, 이들을 그대로 두고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고 문제가 바로 잡힐 리가 없다.

불법과 비리로 찌든 이명박 정권은 즉시 물러나야 하고, 관련자들은 모두 구속해야 한다.

이미 여기저기서 ‘탄핵’, ‘하야’, ‘퇴진’ 등을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고, 워터게이트를 능가하는 ‘쥐터게이트’까지 저지른 ‘백탄남’(백 가지 탄핵 사유가 있는 남자)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국정조사나 특검만으론 한계가 있다. 19대 국회에서 탄핵하자는 것을 기다리기도, 기대하기도 성에 차지 않는다.

이미 박근혜는 특검 실시를 주장하며, 물타기·시간끌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거듭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위기에서 구해준 민주통합당이 이에 일관되고 철저하게 맞설지 믿기 힘들다.

이 불법무도한 정권을 선거 심판만이 아니라 투쟁으로 단죄해야 한다. KBS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이번 진실을 밝히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진실을 밝혀내고 이 범죄 정부를 끌어내리려는 진보진영의 대대적인 단결투쟁 건설이 필요하고 당장 시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