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대선:
기로에 선 무슬림 형제단
〈노동자 연대〉 구독
4월 13일 수많은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거리에 나선 사람들은 무슬림형제단과 여러 이슬람주의 정치 세력의 지지자였다.
고작 두 달 전 무슬림형제단 의원들은 좌파와 진보진영의 혁명가들을 공격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과정의 우여곡절 탓에 무슬림형제단은 타흐리르 광장으로 되돌아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달 초, 무슬림형제단 지도자들은 대통령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던 기존 결정을 뒤집었다.
무슬림형제단은 억만장자인 하이라트 알샤테르를 후보로 내세우고, 무바라크 정권이 “재탄생”할 수 있는 위험 때문에 방침을 바꿨노라고 주장했다.
무슬림형제단은 자유정의당의 지도자 모함메드 모르시 또한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그사이 무바라크 정권에서 고문과 폭력을 자행하는 데 앞장섰던 오마르 술레이만이 입후보해 세를 넓혀 갔다.
갑작스레
전직 외무장관 아무르 무사나 전직 총리 아흐마드 샤피크같이 무바라크 정권에서 한자리했던 사람들도 후보로 나섰다.
무슬림형제단이 갑작스레 선거와 관련한 태도를 바꾸면서 그 지도자들은 가두 정치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고,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집권 세력인 군부와 무슬림형제단 사이의 관계가 긴장과 불안정 탓에 삐걱대자 둘 사이의 갈등이 점점 더 고조하고 있다.
군부 편에서 보자면 무슬림형제단한테 선거 참여를 허용한 것은 대중이 두려워서 취한 양보일 뿐이다.
무슬림형제단 지도자들 또한 자신에게 권력을 쥐여 준 민중 혁명을 두려워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기꺼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서 옛 정권 핵심 세력의 도움을 받아 민중 혁명을 억누르려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장군들이 혁명가들을 본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하면 무슬림형제단이 해 온 안전판 구실은 더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무슬림형제단이 자신의 정치적 성과를 지켜 낼 만큼 국가기구 내에 충분한 지지 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지금 하이라트 알샤테르와 군부 지도자 탄타위 장군은 혁명이 사회적으로 심화하는 것을 막고자 동맹을 맺고 있다.
군부의 돈벌레들과 무슬림형제단의 억만장자들은 필사적으로 파업의 고삐를 죄려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거는 노동자들과 빈민들을 상대하는 골치 아픈 일에 약간의 대중적 정당성을 부여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집트 혁명적 사회주의자의 성명은, 군부와 이슬람주의자들이 자신들이 세울 “민주주의”의 형태를 두고 서로 다투고 있지만, 평범한 이집트 사람들을 계속 착취하는 데는 뜻을 같이 한다고 지적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 성명은 계속해서 이렇게 주장한다. “지금은 집권 세력이 의회와 대통령 자리를 두고 다투는 데 몰두하고 있지만 그들이 만약 협상을 타결하고 자신의 정치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들을 수탈하고 억압하는 일에 적극 나서게 되면 그것은 우리 혁명의 죽음을 의미할 것이다.”
혁명가들이 맞닥뜨린 핵심 과제는 선거 공간과 가두 정치, 작업장의 투쟁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군부와 무슬림형제단 동맹을 저지할지 답하는 것이다.
[이집트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4일 술레이만과 알샤테르의 후보 자격을 박탈했고 지금까지 10명의 후보자격을 박탈해 아직까지 최종 대선 후보 명단이 결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