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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나눠 먹으며 우파를 다독이는 민주통합당

4·11 총선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은 이해찬-박지원 담합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문재인은 대선에서 안철수와의 후보단일화를 통한 대통령-총리 분담 구상을 밝혔다.

이런 행보는 민주당의 총선 평가와 관련 있다. 총선 직후 민주당 내에서는 ‘좌클릭이 문제’였고, 중도층의 지지를 넓히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해찬이 박지원과 담합하며 민주당이 ‘무책임하고 이념만 앞세우는 불안한 세력’으로 보여선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또, 진보와 보수의 경계선에 있는 안철수와의 연합정부 제안도 중도강화론의 한 방편일 것이다.

박지원은 호남 출신 구 민주당 세력의 대표 인물이다. 이해찬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무총리를 지낸 친노의 대표 인물이다.

친노는 지난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과정에서 진보적 NGO 출신들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 일부를 끌어들이며 ‘좌클릭’ 시도를 했다. 이것은 친노의 포퓰리즘적 기반을 보여 준다. 반면, 박지원계는 이해찬이 이끌었던 ‘혁신과 통합’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난투극까지 벌였다.

그러나 이런 일부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세력 모두 지난 정권 집권 기간 동안 근본적 차이를 보여 주지 않았다. 김대중 정부든 노무현 정부든 우파와 타협하며 친제국주의·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해 지지자들을 배신한 바 있다.

이처럼 근본에선 차이가 없는 두 부르주아 정치세력이 이제 대선을 앞두고 권력을 나눠 먹고 갈등을 봉합하며 중도층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 것이다.

이박 담합

민주당 지도부는 그럼에도 진보진영이 새누리당에 맞선 야권연대라는 틀을 뛰어넘는 독립적 선거대안을 추구하진 않을 것이라는 계산 속에 이 방향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급진화하는 청년과 진보 지지자 들의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환멸을 지속시킬 것이다. 사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한 핵심 이유는 진보 간판만 내걸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김진표 같은 ‘새누리당 X맨’이 버젓이 공천됐다.

이런 실망스러운 공천을 주도한 ‘보이지 않는 손’에는 친노와 박지원계 모두가 있었다.

총선 이후에도 민주당 지도부는 ‘몸싸움방지법’의 일부 후퇴를 수용하며 우파와 타협했다.

민주당은 언론사 파업 지지, KTX 민영화 반대, 쌍용차 문제 해결 등을 말하고 있지만 기껏 청문회·국정조사 수준이다.

촛불시위 4주년 집회에서 ‘민주당은 말만 하지 제대로 하는 게 없다’고 비판한 한 청년의 발언이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것은 민주당에 대한 불신과 환멸을 상징적으로 보여 줬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민주당과의 무원칙한 야권연대와 연립정부 추진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언론사 파업, 쌍용차 문제 해결, KTX 민영화 반대 등 당면한 투쟁 속에서 진보의 대안을 건설하는 데 중심을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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