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화여대 학보(〈이대학보〉)는 등록금 추가 인하를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해 온 이화여대 총학생회를 문제삼는 동시에 진보적 학생운동을 깎아내렸다. 이 때문에 학내의 진보적 학생들은 분개했다.
학보는 총학생회의 천막농성에 대해 ‘홍보가 부족하다’, ‘독단적이다’며 마치 비판여론이 쇄도한 듯 여론을 조성했다. 또, 타 대학 비권 학생회의 사례를 끌어들여 사실상 다음 총학생회 선거에서 비권 학생회 당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그러나 홍보가 부족했냐 아니냐를 떠나, 7천억 원이나 되는 적립금을 쌓아 놓고 3.5퍼센트만 ‘찔끔 인하’한 학교당국에 맞선 총학생회의 등록금 추가 인하 요구와 이를 위한 노력은 그 자체로 정당하다. 오히려 정당한 요구를 무시해 천막농성이 장기화하게 만든 책임은 학교당국에 있다.
또, ‘운동권’이 문제라는 학보의 주장과 달리, 단호하게 싸울 때 우리는 학교 당국의 구차한 변명을 걷어차고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
학보는 다함께 이대모임과 총학생회가 조직한 ‘KTX 민영화 반대’ 서명운동에 대해서도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고려했는지 의문”이라며 깎아내렸다. 그러나 ‘KTX 민영화 반대’는 전체 노동자와 학생들의 이익에 충실한 요구고, 이에 대한 지지를 학내에서도 확산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1시간 만에 4백62명이 동참했던 이 서명이 진정한 학생들의 여론이다.
우리가 ‘학보는 학교의 대변인인가’라는 반박 대자보를 붙이자, 학보는 “[우리는] 특정집단의 대변인이 아니”라며 ‘중립’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학보는 “3.5퍼센트 인하는 … 최대한으로 노력한 결과”라는 학교의 입장을 그대로 실었다. 지난 4월 총선 때도 새누리당 후보의 인터뷰만을 실었다. 이것이 무슨 ‘중립’인가?
우리는 학보의 진보 운동 폄훼에 굴하지 않고 진보적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