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는 대구에서 올라온 친구 김준교를 만났다. 그는 중요한 사회운동 현장에 항상 연대하는 청년이다.
그런데 그의 외삼촌 정훤칠 씨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정 씨가 탄 통학버스가 불타서 폭발했고 그 안에 있던 정 씨는 숨지고 말았다. 정 씨는 금속노조의 조합원이었다가 해고당하고 홍대 세종캠퍼스에서 통학버스 기사를 하다가 비극을 맞았다. 준교 씨는 홍대 당국에 사과를 요구하는 중이다.
그는 외삼촌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알리고자 했고, 나도 이 사실을 알리고자 그와 인터뷰했다.
그는 민주노총 충남본부장과 함께 학교에 외삼촌의 죽음을 애도하는 현수막을 걸고, 천막농성을 했다. 그리고 주변에 물어본 결과, “버스기사였던 외삼촌은 자살한 것이 아니라 홍익대 당국이 죽였다”고 결론내렸다.
학교 측이 정 씨의 "자살" 사유라고 밝힌 휴게실 설치 문제는 그 전에 이미 해결됐기에 그것 때문에 분신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준교 씨는 "자살하려는 사람이 점심 밥을 왜 준비했겠는가? 그리고 휘발유를 뿌려놓고 손을 닦겠는가? 학교에서는 자꾸 자살로 몰려고 하는데, 만약에 버스에 휘발유를 뿌리면 냄새가 날 텐데, 학교 관계자는 냄새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당국의 무시와 비운동권인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천막 철거 요구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5일장 후 발인한 날에 홍대 장호성 부총장과 협상을 할 수 있었다.
원래 유족과 학교 측은 협상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죽음을 석연치 않게 여긴 유족이 버스 기사 정 씨가 죽기 전에 대학 관계자와 만나서 누군가에게 수백만 원을 건네는 대화 내용을 폭로하자 홍익대 학생복지팀이 급하게 사과하면서 "협상이 타결"됐다는 뉴스 기사를 접했다.
홍익대 당국이 통학버스 운행 계약 과정에서 ‘상납’정황이 포착돼 급하게 합의한 듯하다. 정 씨의 죽음의 배경에 무엇이 있는지, 학교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그리고 홍익대가 진정 "홍익인간"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이미지를 가지려면, 어용노조 "홍경회노조"를 만들어 미화·경비노동자들의 노조인 서경지부 홍대분회를 탄압하는 것 역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