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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파업의 성과와 아쉬움

KBS 새노조는 파업 93일 만에 대선 공정방송위원회 강화, 탐사보도팀 부활, 대통령 라디오 주례연설 조만간 폐지, 징계 최소화와 본부장 거취에 대한 책임 등을 골자로 사측과 잠정합의 했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일부 되살린 것이다. KBS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이 사측을 한발 물러서게 했다고 볼 수 있다.

KBS 새노조는 투쟁 경험이 적은 신생노조이고 KBS 구노조에 비해 소수파 노조다. 그럼에도 90여 일 굳건하고 끈질긴 파업으로 이런 결과를 얻어냈다.

게다가 KBS 노동자들의 굳건한 파업은 불법사찰의 몸통이 청와대였음을 밝혀냈고, MBC 파업과 함께 6월 민주노총 투쟁의 앞길을 닦는 구실도 했다.

또한, 파업 기간 조합원 수가 9백 명에서 1천2백 명으로 크게 늘었고,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리셋 KBS 뉴스 9〉를 통해 쌍용차 투쟁, 제주 해군기지 반대 투쟁, 광우병 문제 등을 보도하며 더 넓은 진보적 시야를 갖게 됐다.

물론 애초 요구사항이었던 낙하산 사장 김인규 퇴진이 빠진 것과 본부장 거취 문제가 모호한 채 타결된 것에 KBS 노동자들은 아쉬워하고 있다고 한다.

그 점에서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계 원로들과 〈미디어오늘〉, KBS 전 사장 정연주 등이 ‘대선 공정보도를 위해 업무 복귀’를 종용했던 것은 문제였다. 이런 압력에도 KBS 새노조 투쟁대책위(쟁대위)가 잠정합의안을 한 차례 부결시켰다가 결국 이번에 파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홍기호 KBS 새노조 부위원장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20~30퍼센트 정도 승리”라며 후속 투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김인규와 데스크가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복귀 이후 ‘보도투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후속 투쟁이 중요하다. 또, 공동파업의 한 축이었던 MBC 노동자들의 파업이 승리할 수 있도록 변함없는 지지와 연대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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