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측이 정규직지부와 임단협을 마치자마자 비정규직지회 활동가들에게 10억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었고 관리자들이 상처를 입었다는 게 이유다. 그리고 박현제 지회장을 비롯한 활동가 70여 명을 업무방해와 폭행으로 고소했다.

적반하장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사측은 비정규직 활동가들을 납치하고 폭력을 자행했으며 비정규직 파업을 폭력으로 공격했다. 지난 8월 21일 새벽에 사측은 관리자들을 대규모로 동원해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난사했고, 용역의 폭력으로 한 조합원은 이빨이 부러지고 다른 한 조합원은 이마를 일곱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입었다.

사측이 비정규직 투쟁을 “불법”, “폭력”으로 몰아가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고소를 남발하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피가 거꾸로 솟는다.

누가 불법인가? 대법원이 몇 차례 내린 불법파견 판결을 수년째 무시하는 사측이야말로 구속대상이 아니던가. 에스제이엠과 만도 등 불법 용역 동원이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도 용역을 동원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짓밟았던 사측이야말로 진정으로 폭력 집단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을 뿐 아니라, 지난 4년 동안 자산이 무려 1백10.3퍼센트 증가해 1백90조 원으로 늘었다.

이런 성과 뒤에는 수년간의 불법파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와 설움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앞두고 손배소송과 고소로 비정규직 투쟁의 불씨를 죽이려 하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손배청구·고소와 협박에도 투쟁을 결의하고 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 전환을 포함한 6대 요구안을 쟁취하겠다”며 현대차지부 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연대를 호소했다.

따라서 정규직지부도 이 호소에 적극 나서 사측의 탄압을 좌절시켜야 한다.

그리고 정규직 조합원들이 비정규직지회를 방어하며 연대에 나선다면 효과적인 대응이 될 것이고, 이후에 벌어질 투쟁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정규직 활동가들이 나서야 할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