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동자에게 상복 대신 작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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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살인해고’ 문제가 국회 쟁점으로 부각된 것은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과 사회적 연대가 낳은 성과다.
최근에도 공지영의 쌍용차 르포 《의자놀이》는 베스트셀러 상위에 올랐고, 조계종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기원하는 ‘10만 배’를 계획했다.
9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합진보당 심상정 의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상복 대신 작업복을 입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속에서 9월 20일 예정된 쌍용차 청문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는 쌍용차 사장 이유일, 마힌드라 사장 파완 고엔카, 금융감독원·산업자원부·산업은행·회계법인 등의 책임자들이 증인으로 선다. 야만적 폭력 진압의 책임자였던 조현오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지난 10년 동안 쌍용차의 여섯 차례 매각은 모두 정부가 주도했다. 구조조정과 ‘먹튀’를 우려한 노동자들 반대도 무시하고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에 매각을 강행한 것은 전·현 정부다.
2009년에 이명박은 “오죽하면 회사가 해고를 하겠냐”며 살인 해고를 정당화했고, 이 과정에서 회계조작도 이뤄졌다. 경찰은 테이저건·최루액 등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었고, 올 3월에 이를 ‘잘 된 수사 사건’ 베스트 5위로 꼽으며 다시 한 번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고통전가
그러는 동안 2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노동자·가족이 경제적·정신적 고통을 겪었다. 만약 정부가 ‘공기업화’로 일자리를 보장했다면 이 같은 비극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전방위적인 공모를 통해 쌍용차를 경제 위기 고통전가의 ‘본보기’로 삼으려 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이런 죄상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제기하는 것처럼, 강제력도 없고 처벌 요구 권한도 없는 청문회를 넘어서 국정조사와 책임자 처벌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모든 해고자 전원 복직이 뒤따라야 한다.
악랄한 이명박 정부는 지금도 쌍용차 집회 참가자들에게 무더기 소환장을 발부하며 야비한 탄압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국무총리 김황식은 쌍용차 노동자·가족의 비극적 죽음이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문제”라며 책임을 부정했다.
박근혜도 국회 내에서 ‘쌍용자동차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제안조차 반대하며, 위선적인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의 본색을 드러냈다.
따라서 쌍용차 정리해고의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해고자들을 복직시키려면, 운동을 한층 더 확대해야 한다.
쌍용차지부와 범대위는 청문회 다음날인 9월 21일 3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진보진영, 특히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이 투쟁에 적극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