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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고동민 씨 인터뷰:
“5개월 동안 죽음이 멈춘 것에서 희망을 봅니다”

쌍용차 청문회는 3년 전부터 제기된 의혹이 진실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 줬습니다. ‘불법적인 정리해고였다’, ‘회계조작 가능성이 농후하다’, ‘부당한 과잉 진압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회계조작과 정리해고에 동참했던 모두가 한통속으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뻔뻔함이었습니다. 그저 실수였다고, 정리해고로 22명이 죽은 것은 아니라고, 테이져건을 쐈지만 빗맞았다고. ‘사회적 지도자’라고 불리는 사람들, 쌍용차 대표이사나 경찰청장까지 했던 인물들이 후안무치한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쌍용차 해고자 고동민 씨 ⓒ이윤선

가장 큰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습니다.

외교부 문서에서 드러났듯이, 상하이자동차가 기술 유출을 회피하기 위해 ‘기획부도’를 냈고, 경영진들이 회계조작을 통해 이를 정당화했고, 정부·산업은행·법원·검찰·경찰 등이 정리해고의 당위성을 제공했습니다.

2008년 경제 위기로 지배자들은 위기감을 느꼈고, 쌍용차에서 노동자의 절반을 해고하고 짐승처럼 진압하며 가시적 효과를 내려 한 것입니다. 노동 유연화, 노조 죽이기를 통해 경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던 것입니다.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평택시장이 민주당이지만 별반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공공근로 제공하는 것이 다 였습니다.

지금 쌍용차 문제만이 아니라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동조합 탄압 문제를 풀 수 있는 유력한 대선 후보가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요구도 감당하지 못하는 후보는 불합격입니다.

사회적 연대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겠지만, 정작 노동자들을 만나 할 얘기가 별로 없을 것입니다. 전태일 재단을 방문해 위로나 사과도 아니고 그저 ‘얼마나 상심이 크시냐’ 하는 얘기는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는 해법을 제시할 능력도, 생각도 없습니다.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 울어 주는 것만으로는 안 됩니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사실 해고자와 무급자 복직은 쉬운 문제입니다. 정부가 지원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현 정부나 정치인들은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마힌드라는 2013년에 무급자를 복직시키겠다고 얘기해 왔지만, 이조차 2016년이 돼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해고자 전체를 복직시키는 데 1년에 4백억 원도 들지 않습니다. 자동차 산업에서 인건비는 10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지금, 문제를 풀 방법은 대중투쟁입니다. 어렵지만, 투쟁만이 진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대한문 투쟁 이후 5개월이 지났는데 아무도 돌아가시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희망의 근거입니다.

그동안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22명의 죽음에 가슴 아파했던 시민들이 함께 연대하면서 쌍용차 문제가 부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문 분향소는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 탄압 없는 세상을 향한 희망의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문제가 희망버스처럼 사회적 연대로 확대될 때, 정치권도 무서워서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