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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
청소 노동자들의 당당한 첫걸음

10월 12일 서울시립대 청소 노동조합 출범식 ⓒ사진출처 서울시립대교지편집위원회'대학문화'

10월 12일 서울시립대학교 대강당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이하 서경지부) 서울시립대분회 출범식이 열렸다. 출범식은 고려대·경희대·덕성여대·동덕여대·홍익대·한예종 등 다른 대학 분회 조합원과 학생 등 3백여 명이 참가해 성대하고 활기차게 진행됐다.

서울시립대 청소 노동자들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정해진 출근 시각보다 한 시간 반이나 일찍 출근해야 한다. 그럼에도 휴게실은 대부분 좁고 관리실과 이어져 있거나, 남녀가 같이 쓰는 곳도 허다하다. 어떤 건물은 아예 휴게실조차 없다.

노동자들은 일상적으로 관리자의 해고 위협에 시달려 왔다. 이 때문에 관리자에게 마땅히 요구해야 할 사항이 있어도, 불만이 생겨도, 참고 묵묵하게 일해 왔다.

이런 분위기 탓에 서경지부와 서울시립대 교지 《대학문화》 편집위원회 학생들이 실태조사에 나섰을 때, 초기에 일부 노동자들은 조사에 응하는 것조차도 두려워했다.

9월 14일에 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초동 모임이 진행된 후, 아니나 다를까 학교와 용역업체 관리자는 모임에 참석한 노동자들을 협박했다. ‘주동자’로 지목된 한 노동자는 협박에 괴로워한 나머지 사직서를 쓰려고 마음먹기까지 했다.

이에 서경지부와 《대학문화》는 총무과를 항의 방문해, 학교 측으로부터 “노동조합 가입을 막지 않을 것이며 이에 대한 불이익도 없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노동조합 건설을 무력화하려던 시도를 통쾌하게 꺾은 것이다.

계속된 승리의 경험 덕분인지, 출범식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모두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각 대학의 분회장들은 연대 발언에서, 자신들의 투쟁 경험을 전하며 서울시립대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용기를 북돋웠다. 정말이지 새로운 동지들이 생긴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마음을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윤세현 서울시립대분회장은 “지금 생각하면 무엇이 그리 겁이 났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자”고 연대에 화답했다.

이런 연대는 더욱 확산돼야 한다. 특히,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광범한 지지와 연대가 중요할 것이다. 소식을 들은 많은 학생들이 노동조합 출범 축하 메시지를 보내 온 것은 고무적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안아야 할 것이다.

유령으로 살기를 거부하고 노동조합을 건설한 서울시립대 청소 노동자들의 당당한 발걸음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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