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승·천의봉은 우리 품으로, 모든 사내하청은 정규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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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를 확대하면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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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늘 노동자연대다함께가 현대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 집회에서 배포한 리플릿에 실린 것이다.
최병승·천의봉 동지가 철탑 농성을 시작한 지 열흘이 됐다.
살을 에는 찬바람 속에서도 두 동지는 15만 볼트 고압 전류가 흐르는 높은 철탑에 힘겹게 매달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최병승 동지는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적들이 침탈한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꺾지 않고 있다.
두 동지뿐 아니라 징계 위협과 손배 가압류의 압박 속에서도 울산·아산·전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굳건하게 투쟁하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그런데 현대차 정몽구 일당은 여전히 회피와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철탑에 용역들을 올려 보내 “최병승을 떨어뜨려라”고 지시하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천의봉 동지의 노모를 회유하고 협박해 농성을 풀어 보려는 수작도 부렸다.
농성자가 비에 젖어 위험해 방수포를 올려 보내려 하는 것조차 폭력으로 막아섰다.
피도 눈물도 없는 현대차 사측은 두 동지의 안전과 생명은 염두에도 두지 않고 오로지 투쟁의 초점을 없애는 데 눈이 벌개져 있다.
급기야 10월 24일에 경찰이 공장 안에서 박현제 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을 체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감옥에 가야 할 자들은 대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불법파견을 은폐하며 기만적인 “3천명 신규 채용안”으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우롱하고, 관리자들과 용역을 동원해 폭력을 휘두르고, 경찰과 협잡해 탄압을 일삼는 바로 현대차 정몽구 일당이다.
이처럼 무지막지한 탄압과 폭력에 매달리는 것은 정몽구 일당이 불법 파견 문제가 떠오르고 투쟁이 확대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두 동지의 농성 이후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는 정치적 쟁점으로 급속히 떠올랐다.
온갖 차별과 비인간적 처우에 시달리며 남몰래 눈물짓던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농성을 바라보면서 희망을 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루뭉실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떠들던 대선 후보들도 이 문제를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CEO와 대기업 사외이사 출신인 안철수도 농성장을 방문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할 정도다.
연대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최병승·천의봉 동지가 목숨걸고 제기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확대해야 한다. 이 투쟁은 9백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미래가 걸린 것이고, 전체 민주노조 운동이 정규직·비정규직 분열을 뛰어넘고 단결해서 고용안정과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병승 동지가 철탑에서 호소하는 것처럼 “우리 힘이 없이 여론과 정치권에 우리 투쟁을 위탁한다면 대선이 끝나고, 여론이 잠잠하면 우리는 또다시 탄압을 받게 될 것이”다.
다행히 연대는 확대되고 있다. 농성장에서 매일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고, 울산지역 단체들이 농성과 비정규직 투쟁 지지를 위해 나서고 있다.
“2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이어 “3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도 준비되고 있다. “3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전국에서 더 많은 대열이 울산으로 결집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희망버스와 쌍용차 투쟁처럼 더 많은 세력들의 연대와 지지가 모여야 한다.
특히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가 중요하다. 이 투쟁은 이미 금속노조의 깃발을 건 투쟁이 돼 있다. 민주노총의 핵심인 금속노조와 그 오른팔인 현대차노조가 철탑에 올라간 조합원도 지켜내지 못한다면 누가 금속노조를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전체 금속노조 조합원들과 특히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나서야 한다. 그 점에서 농성 첫날부터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장 사수에 함께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비정규직 투쟁을 지지하는 정규직 활동가 연서명 대자보가 부착됐고,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과 연대 단체들이 공동 출근 투쟁도 하고 있다. 이럼 움직임은 지속 확대돼야 한다.
정규직·비정규직 연대
특히, 박현제 지회장 체포에 항의해 현대차 울산공장 정규직 노동자들이 10월 25일 두 시간 잔업거부를 한 것은 연대의 모범이다. 최병승 동지는 고공농성이 “예고편”이라면 현장에서 생산 타격 투쟁이야말로 “본편”이라고 했다. 따라서 정규직지부의 잔업거부와 특근거부 같은 투쟁이 이어져야 한다. 아울러, 비정규직지회가 파업을 할 때 정규직이 나서 대체 인력 거부를 적극 조직해야 한다.
정규직지부 지도부는 그동안 불법파견 문제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아프게 곱씹어야 한다. 〈한겨레〉도 이 점을 꼬집고 있다. “현대차 정규직노조는 지난 4월 비정규직지회와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공동요구안을 확정하고 공동투쟁을 결의했다. 하지만 임금협상 과정에서 정규직노조가 ‘3000명 신규채용’ 안을 수용하려고 하자, 비정규직지회는 ‘울며 겨자 먹기’로 따로 협상하겠다며 ‘고립’을 택했다.”(〈한겨레〉 10월 19일치)
이 불명예를 씻어야 한다.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에 “한국 최강 노조”의 힘을 보여 주자. 지난 10년 넘게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민주노조 공격의 빌미로 삼고, 정규직 노동자 고용 불안의 압력으로 작용한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자. 정규직·비정규직이 한 몸이 된 강력한 투쟁을 벌이며 다가오는 경제 위기와 고통전가 공격을 막아낼 진정한 방패를 만들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