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에 소속된 새누리당 및 민주당 의원들은 올해에도 ‘묻지마 파병’에 또 손을 들어 줬다. 아프가니스탄·아랍에미리트(UAE)·소말리아 한국군 파병부대의 파견연장동의안이 또 통과된 것이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파병 이후에 10년 넘게 반복되어 온 ‘묻지마 파병연장’에 이제 신물이 날 지경이다.
이번 파병재연장에도 정당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첫째, UAE 파견연장 명분은 '국군부대의 UAE군 교육훈련 지원’이다. 그런데 UAE 현지 군대에 대한 교육훈련의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한국군 아크부대의 교육 훈련은 친미왕정국가를 보호하는 결과를 낼 것이라는 인근 중동국가들의 우려 속에서 진행돼 왔다. 더욱이 지난해 3월에는 바레인에서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바레인 왕정 보호를 위해 사우디군 1천 명, UAE 경찰 5백 명을 파병했는데, 이 경찰 훈련을 바로 아크부대가 해 왔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한마디로 UAE 파병 부대 연장은 중동 평화를 해치는 효과만을 낼 뿐이다.
둘째 “2014년 완전 철군”이 합의됐고 “실패한 전쟁”임이 판명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연장하겠다는 결정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유럽 국가들이 연이어 올해 안에 철수를 결정하고 있는 터에 왜 한국군대만이 유독 파병을 연장해야 하는가. 아프가니스탄 점령 군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오쉬노 부대의 파견이 연장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임무를 연장하게 될 오쉬노 부대는 점령군의 식민지 맞춤형 부대라고 할 수 있는 지방재건팀 경계를 위해 언제 떨어질지 모를 로켓포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소말리아 청해부대의 파견연장도 정당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2009년부터 소말리아 청해부대의 경우 “선박 및 선원 보호”를 거론했다. 그러나 해군의 강력 대응은 해적 행위의 위험성만을 높일 뿐이다. ‘아덴만의 여명’ 같은 작전 이후 한국 선원들의 안전이 더 위협받았다. 무엇보다 ‘파병을 통한 선박 보호’라는 논리는 소말리아의 가난한 사람들이 왜 해적 행위로 내몰리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
외국 선박들의 막무가내 불법 조업으로 인해 소말리아의 주요 생계수단인 어업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유럽 강대국의 폐기물 불법 투기로 2005년 한 해에만 3백 명이 넘는 소말리아 사람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소말리아 앞바다는 세계 석유 생산량의 4분의 1이 통과하는 주요 통로다. 미국은 이를 통제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미국은 소말리아 이슬람 진영과 헤즈볼라가 연계돼 있다면서 소말리아에 2007년부터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던 것이다.
파견연장동의안이 또 국회 통과를 거치게 된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는 국제평화를 더 이상 말할 자격도 정의를 말할 자격도 없음을 만천하에 입증시키는 결과만을 자아낼 것임을 다시 한번 엄중하게 경고한다.
묻지마 파병연장을 부결시켜라!
국제평화 위협하는 파병연장동의안 결사 반대한다!
2012년 11월 15일
반전평화연대(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