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전KDN노동조합의 11주년 창립기념일 행사에 다녀왔다. KDN노조에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해 성실하게 활동하고 사업장 현안을 넘어 연대 활동도 열심히 하는 모범적인 활동가들이 많아 함께 축하하고 싶은 마음으로 참가했다. 단체협약을 잘 마무리한 덕분인지 활동가들의 표정이 무척 밝아 보였다.
2백 명 가까이 모인 행사에는 조합원들과 다른 노조의 활동가들, 사장과 임원들까지 함께해 북적였다.
이호성 한전KDN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넘어 분석과 투쟁 과제를 제시해 인상적이었다.
“이번 단협은 지난 시기 후퇴했던 부분을 되찾는 단협이었는데, 성과가 있었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회사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의 정책 때문이지 조합원들의 책임은 없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고 우리 노조에도 위기가 닥칠 수 있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 싸우는 유럽의 노동자들이 모범을 보이고 있다. 조합원들의 힘이 필요하다. 함께 힘을 모아 다가올 위기에 대처하자.”
권영길 전 의원은 축사를 통해 진보 정치가 대안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미안하다고 말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사장은 “노조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회사가 어려운데 직원들의 책임이 없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어려운 상황을 함께 타개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도 함께 잘 해나가자”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사장을 비롯한 사측이 초라하고 왜소하게 느껴지는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