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 청소·시설 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되자, 학교 당국은 초단기계약 노동자들의 계약 연장과 휴게실 다섯 곳 증설, ‘노동안전실태조사위원회’ 구성을 약속하며 한발 물러섰다.
자신감을 얻은 청소·시설 노동자들은 나머지 요구들을 따내려고 학생들과 함께 ‘비정규직 없는 서울시립대 만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총장님, 밥 한 끼 먹읍시다!’ 등의 행동을 조직하며 학교 당국을 압박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이틀간의 짧은 캠페인이었음에도 3백 명에 이르는 학생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최근 학교 총무과 직원의 어처구니없는 망발은 청소·시설 노동자들의 투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그동안 노동자들은 부당 지시와 폭언을 일삼아 온 원청 관리자의 교체를 요구해 왔는데, 총무과 직원이 원청 관리자의 횡포가 “업무 특성 상 불가피한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아니 도대체 세상 어디에 업무 특성 상 욕먹고 일해도 되는 사람과 직업이 있단 말인가!
이에 노동조합은 총장 항의 방문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총장실 문은 굳게 잠겼고, 직원들은 노동자들을 밀치고 잡아끌면서 가로막았다. 곧바로 청소·시설 노동자들과 총학생회, 교지편집위원회 《대학문화》,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서울시립대 모임 학생들은 총장실 앞 복도에서 연좌하고 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그러나 총장은 끝내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총장 대신 면담을 하겠다고 나선 총무과장은 총무과 직원의 망발에 대해 발뺌하기 급급했다. 원청 관리자가 노동자들에게 부당 지시와 폭언을 한 것을 일부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교체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회피했다.
한편, 노동조합이 요구한 총장과의 면담, 직고용과 고용보장 문제, 용역 업체의 교섭 태도 문제 등에 대해 총무과장은 ‘더 기다려 달라’는 말만 늘어놓았다. 노동자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하며 분노했다. 그리고 12월 4일까지 성실하게 답변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 당국이 그때까지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더 큰 투쟁에 직면할 것이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서울시립대 모임도 더 많은 학생들과 함께 청소·시설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