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에서 김진규 총장이 퇴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신자유주의 대학기업화 정책을 추진하고 ‘비리 백화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던 김 전 총장은 사퇴하기 직전 성희롱 발언까지 해 학내 구성원들의 지탄을 받았다.
최근 건국대 내부 감사 결과 김 전 총장이 공금 3억 4천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는데, 이는 건국대 학생 83명의 등록금과 맞먹는 액수다.
그런데 김 전 총장 뒤에 있던 김경희 이사장은 감사 결과 드러난 김 전 총장의 비리 세 건을 은폐하려 했다. 이것은 지금까지 벌어진 문제가 단지 김 전 총장만의 책임이 아님을 김 이사장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얼마 전 ‘범건국인 비상대책위원회’(교수협의회, 노동조합, 동문교수협의회)는 김 이사장이 학교 재산으로 사리사욕을 채워 왔음을 폭로했다. 김 이사장은 학교의 수익용 재산인 펜트하우스에서 2007년부터 무상으로 거주해 왔고, 추가로 9억 원의 경비를 들여 인테리어를 했을 뿐 아니라 매달 내야 하는 1백만 원 넘는 관리비까지 학교법인의 돈으로 납부했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 모임은 학내에 김 전 총장의 공금 횡령 사실을 폭로하고 이를 비호하는 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였다. 그런데 하룻밤 사이에 학교 당국이 우리의 대자보를 떼어 버리는 기가 막힌 일이 발생했다.
우리는 이에 항의하려고 11월 28일 오후 학교 본관에 찾아가 성명서를 본관 곳곳에 붙여 버렸고, 확성기를 들고 성명서를 직접 읽는 퍼포먼스를 했다. 우리는 대자보를 떼는 일이 반복되면 이렇게 직접 와서 읽고, 현수막을 걸고, 집회를 하겠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일하고 있던 교직원들이 나와 우리가 하는 주장을 들었는데, 일부 직원들은 우리에게 박수를 쳐 줬다.
김 전 총장뿐 아니라 그 뒤에서 김 전 총장을 비호해 온 김경희 이사장이 이제 물러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