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노동자연대다함께의 대선 투표 방침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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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다함께의 대선 투표 방침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제 견해는 문재인이나 김소연(혹은 김순자 등) 후보 모두에게 투표할 수 있다고 열어 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일 큰 궁금증은 열어 놓지 않고 굳이 문재인 지지 방침으로 정한 이유입니다.
먼저 박근혜는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완전 공감합니다. 그래서 저도 누구를 뽑아야 할지 확실히 정하지는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노동계급의 독자적 목소리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독자적 목소리, 노동계급과의 활동을 꼭 이번 대선에서, 김소연 후보를 지지하는 식으로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후보는 김소연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연대다함께가 문재인을 정말정말 마지못해 지지하는 이유는,
1. 박근혜 저지
2. 다수 노동계급의 선택 및 그들과의 개입, 활동 여지
이 두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우리가 문재인 외의 후보를 지지하고 선택했을 때, 박근혜가 당선되면 우리는 박근혜 당선에 이바지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거라는 가정이 깔려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는 부당한 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가 그렇게 좋아하는 상식 수준에서 생각해 볼 때 독재자의 딸이, 그리고 (단순히 딸이 아니라) 그 유신 체제를 인정하는 사람이 대선 후보로 나온 거 자체가 세계적으로 웃음거리일 것입니다. 또 한편 MB 정권과 그동안 새누리가 저지른 부정부패나 비리, 지배계급에 헌신적으로! 활동한 것을 보통의 상식 수준이라면 알 수 있습니다.
즉 이런 지리멸렬한 새누리의 연정을 허락하는 것은 대안으로 별로 매력을 주지 못한 민주당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통진당 사태 등 진보진영의 과제와 과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새누리 아니면 민주당, 사실상 양당 구도에서 기회를 줘도 못 얻는 민주당의 잘못이 더 크다고 봅니다.
두번째 부분은, 마지못해 문재인을 찍는 후보가 전체 노동계급 중 다수일 거란 생각은 듭니다.
하지만 김소연을 지지하는 노동계급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 생각엔, 1퍼센트를 넘지 않는 수치이지만 이들을 간단히 제치고 문재인 지지자들과 소통해도 되는지 의문입니다.
또 문 지지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연대할지도 궁금합니다. 오히려 김소연 지지자들이 더 선진적이고, [그들을] 우리가 소통해야 할 우선순위에 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김소연 후보 측이] 선거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데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후원이 컸다고 합니다.
또 유성기업, 쌍용차, KEC 등 한국 사회 내에서 대표적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김소연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데 이렇게 간단하게 제치고 ‘다수가 문재인을 찍을 테니까’ 문재인을 지지한다? 저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고 어떤 면에서 전술적으로 유효한 선택인지 의문입니다.
김소연 지지자는 다 선진적이고 문재인 지지자는 그렇지 않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생각합니다만, 그리고 변혁모임이 다소 비협력적이고 문이 너무 좁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가 개입해서 그 문을 열어 놔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은 정병호 씨가 쓴 '대선 투표 전술에 대한 정기인 동지의 의견을 반박하며'를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