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버스 노동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압박해, 임·단협 체결 약속과 노조 인정 등 성과를 거뒀다. 특히 12월 2일 고공 농성에 돌입했던 전북고속 노동자들은 7백36일 만에 민주노조를 인정 받았다.
노동자들은 지난 11월 29일부터 파업에 시동을 걸며 다시 한 번 투쟁을 벌였다. 그리고 이것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
전주 시내버스 5개사 노동자들은 지난 7월 파업 이후 복귀하면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때문에 사기 저하를 겪고 있었다. 사측은 이를 틈타 다섯 명을 해고하는 등 탄압을 강화했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북 민주버스 노조가 파업할 수 없게 됐으니, 민주당 중앙은 신경쓸 필요 없다’고 보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다시 결집했고, 민주노총 지역본부의 제안에 따라 조직된 파업에 동참하며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노조는 민주당 대선 후보 문재인의 방문 일정에 맞춰 항의 파업을 하겠다고 별렀다. 이 때문에, 문재인은 애초의 계획을 연기해야만 했다.
노동자들은 12월 9일 전면 파업을 벌였고, 민주노총 지역본부는 지역 민중대회를 개최했다. 이런 투쟁 때문에 직장폐쇄로 도발을 하려던 한 시내버스 사측은 결국 꼬리를 내렸다.
전주시도 이런 정치적 압박에 더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12월 10일, 연내 임단협 교섭 타결, 임금 체불 해결, 노동탄압 중단, 전주시의 보조금 현실화 등 요구를 전격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만 2년 동안 민주노조를 거부해 온 전북고속의 악질적 사측도 민주노조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북 버스 노동자들은 이제 임·단협을 공식 체결하고, 노조 인정 약속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게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