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의 2차 비정규직 대책이 발표됐다.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6천2백31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지난 3월 1천5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후 두 번째다.
특히 이번 2차 대책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초점이고, 이 중 4천 명 이상이 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이다. 2년 전 홍익대에서 시작한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낳은 성과다.
서울시가 정부의 기준보다 높은 수준으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정규직 전환 기준인 ‘상시·지속적 업무’에 대한 판단 기준도 완화했고, 전환 제외자에 대한 처우개선 수준도 더 높다. 따라서 서울시의 비정규직 대책은 환영할 만하다.
그런데 지하철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이 원청에 직접 고용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일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이 2015년 이후로 미뤄진 것도 마찬가지다.
이는 주되게 정부의 총액 인건비제 때문이다. 이는 국가가 지방정부의 인건비 총액을 정해 임금과 고용을 통제하는 제도인데, 노무현 정부가 도입했다. 이 제도 때문에 지방정부들은 공무원을 늘리지 않고 업무를 민간위탁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서울시도 여기에 발목이 잡혔고, 도전하지 않았다.
120다산콜센터 등 약 1만 3천 명이 일하는 민간위탁 부문에 대한 대책도 빠졌다. 다산콜 노동자들은 ‘서울시가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내걸고, 올해 노조를 결성하며 싸워 왔다. 이런 노동자들의 열망이 반영되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쉽다. 현재 서울시는 “2013년에 실태조사 등을 통해 개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는 나아가, 민간위탁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대폭 직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을 가로막는 총액 인건비제도 없애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뿐 아니라, 공무원노조와 민주노총 등이 이런 투쟁에 나서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