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동자들이 굴뚝 농성 3일 만에 승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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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추위를 잊게 하는 새해 선물 같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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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이틀 앞두고 해고돼 이튿날 굴뚝 고공 농성에 들어간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경비 노동자들이 사흘 만에 승리했다. 2013년 새해를 여는 반가운 승리 소식이다.
이 60대 경비 노동자들은 정년을 넘기고도 생계를 유지하려고 매년 재계약 촉탁직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2012년 초에 일부 노동자가 해고되자 이들은 노조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노조를 만들었고, 최근 벌어진 해고에 맞서 절박한 심정으로 굴뚝에 올랐다.
살을 에는 강추위 속에서 젊은 사람도 쉽지 않을 고공 농성을 초인적 투지로 견뎌냈다. 이들은 “쌍용차 송전탑 농성을 신문에서 보고 고공 농성을 결정했다”고 한다.
초인적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쌍용차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이 해를 넘겨 계속되는 상황에서, 서울 강남 부촌 아파트에서 경비로 일하는 늙은 노동자들이 강추위 속에서 또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는 소식은 금방 여론의 초점이 됐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서울일반노동조합이 즉각 이들의 투쟁을 지원했고 통합진보당 서울시당과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의원도 연대에 나섰다.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에 더해 진보 진영이 힘을 모아 연대에 나서자 여론은 실질적인 압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결국 노동부 장관이 “전국의 고공 농성에 직접 개입하겠다”고 밝혀야 했다.
투쟁을 이끈 민형기 분회장은 ‘쌍용차, 현대차 농성과 함께 거론되면서 빠른 해결을 요구하는 위로부터의 압력이 형성된 듯하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문제가 쉽게 해결된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보수우파 정부의 재집권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낙담하고 있는 지금, 단결해서 투쟁하고 연대하면 이길 수 있다는 반가운 새해 선물을 우리 모두에게 전해 준 셈이다.
민형기 분회장은 눈시울을 적시며 ‘지금 투쟁하는 쌍차와 현대차 노동자들의 투쟁이 승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민형기 분회장이 쌍용차·현대차 동지들에게
꼭 함께 승리하기 바랍니다!
저희가 특별히 잘해서라기보다 상황이나 시기, 부촌이라는 작업장 위치 같은 여러 가지 면이 저희에게 유리했던 덕분에 빨리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크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투쟁하시는데, 함께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꼭 지금 투쟁이 이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