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측이 ‘사규 위반’ 등을 이유로 이해관 KT 새노조 위원장을 해임했다. 이는 명백히, 이해관 위원장이 회사의 잘못을 폭로해 온 것에 대한 보복성 징계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사측의 낙하산 인사와 노동 탄압을 규탄하는 한편, KT 재공영화를 통한 통신의 공공성 강화를 주장하며 사측과 대립해 왔다.
특히 그는 지난해 2월, KT가 주관한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한 전화투표 서비스’에 대해 폭로했다. KT 측은 이 전화투표 서비스를 국제전화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국내전화였던 것이다. 얼마 전 감사원도 이 점을 인정해 KT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에 KT 사측은 이해관 위원장에 대한 보복 탄압을 가했다. 그를 출퇴근만 5시간이 걸리는 경기도 가평지사로 전보 조치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처분을 받은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는데도, 사측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행정소송을 내며 버텼다.
급기야 사측은 지난해 12월 31일 ‘무단결근, 무단조퇴’를 사유로 이 위원장을 해고했다. 이 위원장이 허리 질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병가를 신청했는데, 이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한 것이다.
사측은 공익제보자 시상식 참가를 위해 조퇴를 신청한 것도 ‘무단조퇴’로 처리했다. 이 위원장은 제주도 7대 경관에 대한 공익제보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에 호루라기재단의 ‘호루라기상 특별상’, 한국투명성기구의 ‘투명사회상’, 참여연대의 ‘의인상’을 차례로 수상했다.
“MB 낙하산” 이석채와 KT 사측에겐 이런 이해관 위원장이 눈엣가시였겠지만, 그의 정당하고 용기있는 행동은 많은 이들에게 박수를 받았던 것이다.
한편, 사측은 대선 직후 유덕상 전 KT노조 위원장도 해고했다. 유 전 위원장은 누적된 각종 지병이 호전되지 않아, 지난해 11월 진단서를 제출하며 병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사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고, 무단 결근으로 처리해 해고했다. 친여당 성향인 사측은, 유 전 위원장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것도 탐탁치 않게 여겼을 것이다.
사실, 사측은 KT 민영화 이후 지속된 구조조정과 노동 탄압 과정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 온 활동가들을 탄압해 왔다. 현 노조의 민주화를 추구하는 ‘민주동지회’와 복수노조를 추구하는 ‘KT 새노조’의 활동가들이 그 중심에 섰고, 이 때문에 2011년에도 민주동지회 회원 두 명이 해고를 당했다.(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원직 복직을 쟁취했다.)
이해관, 유덕상 동지에 대한 해고도 이런 활동가 탄압의 일환이다. 그러나 사측의 탄압이 우리의 저항을 꺾지는 못할 것이다.
두 동지에 대한 부당해고는 당장 철회돼야 한다. KT새노조와 민주동지회는 적극 연대해 민주파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에 항의하고 해고자 복직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