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다함께 성명:
기아차 고(故) 윤주형 동지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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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노동자연대다함께가 2월 1일 발표한 성명이다. 강철구 노동자연대다함께 경기지회 활동가가 쓴 글을 노동자연대다함께 운영위원회가 단체 성명서로 채택했다.
1월 28일 저녁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해고자인 고 윤주형 동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차별과 해고로 인한 고통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경기도 화성에 있는 싸늘한 자취방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했을 고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고인은 사회 정의와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온 몸 바쳐 투쟁해 온 젊은 투사였다. 고인은 20대부터 수원지역의 청년단체에서 활동했다. 2007년에는 기아차 화성 도장 공장에 사내하청 노동자로 입사해 비정규직 차별에 맞선 투쟁에 앞장서 왔다.
고인은 입사 직후인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대의원으로 활동했고, 2012년에는 금속노조 대의원도 역임했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도 열심이었던 고인은 통합진보당 당원이었다.
이런 투사를 현대
연대의 소중함을 알았던 고인은 희망버스 투쟁, 재능 투쟁, 쌍용차 투쟁 등에 앞장서 연대해 왔다. 늘 환한 웃음을 지으며 연대하던 고인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고인은 목숨을 끊기 바로 이틀 전인 1월 26일에도 평택에서 개최된 쌍용차 희망버스 집회에 참석했다.
고인은 해고자 신분으로 어려운 환경에도 막노동을 하며 희망을 이어갔다. 작년 6월에는
해맑던 미소에 슬픔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건 지난해 기아차 단체협상에서 해고자 복직의 꿈이 무너진 후부터라고 한다. 기아차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2조 3천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거둔 것이었다.
그러나 정몽구는 사내하청 해고자들의 복직을 외면했다. 사내하청 해고자 3명 중 한 명에게만 2014년 1사분기 이후 복직 논의를 약속했다. 고 윤주형 동지를 포함한 2인에게는
망자를 두 번 죽이지 마라
지금도 사측은, 고 윤주형 동지를 원직복직시키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기아차지부 지도부도 고인의 원직복직을 위해 충분히 연대하고 투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인이 해고된 2010년
그리고 지난해 기아차지부 단협 요구안에 고 윤주형 동지 복직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해고자생계비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도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지도부는 사측의 제안을 수용하고 장례를 빨리 치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월 1일 오전에는 급기야 장례식장에서 철수하며 연대의 책임을 외면해 버렸다. 기아차지부 지도부는 당장 이런 잘못된 태도를 교정하고 해복투 동지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연대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기아차지부 지도부와 일부 현장 활동가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고인을 힘들고 지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인이 유서에서 쓴
고 윤주형 동지의 장례가 무기한 연기된 지금, 기아차지부 지도부와 현장 활동가들은 고인의 한을 풀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연대와 투쟁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나아가 나머지 비정규직 해고 동지들이 모두 복직되는 날까지 연대를 지속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