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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 10년:
진정한 변화를 위해 싸우는 이라크 민중

[이라크 점령 초기에] 서부 도시 팔루자는 미국의 패배를 상징했다. 이제 팔루자가 다시 한 번 반란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다.

라마디와 팔루자가 이번에는 자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모으는 초점이 됐다.

1월 25일 금요일, 이라크 군은 비무장 시위대에 발포해 최소 5명을 살해했다. 이들의 장례식에 수만 명이 모였고, 군대를 향한 보복 공격도 있었다.

팔루자 시위는 [총리] 누리 알 말리키가 이끄는 정부에 맞서 점점 성장하는 대중 반란(“이라크의 봄”)의 일부다. 많은 이들이 평화로운 대중 집회와 거리 점거 시위에 참여했다. 특히, 거리 점거 시위는 요르단행 서부 중앙 도로를 막아 버렸다.

이라크 정부에 대한 커다란 환멸이 이 운동을 촉발했다. 또 이 운동은 이라크에서 부족과 종파 간 분열을 넘어선 저항이 분출할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라크 정부가 사람들의 기본적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해 자라난 분노가 이런 저항을 낳은 핵심 이유다.

미군이 철수한 지 1년, 침략이 있은 지 10년이 지났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여전히 어렵게 산다.

미국 점령이 끝나자 이라크 내 폭력도 급격하게 줄었다. 2006년에는 3만 5천 명이 넘는 민간인이 죽었지만, 지난해에는 사망자가 1천5백78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가난과 빈곤은 여전하다.

전력은 부족하고 예고 없는 정전도 빈번하다. 이라크인 수백만 명이 아직도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실업·부패·족벌주의가 횡행한다. 현재 이라크인 약 2백70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말리키는 2010년 선거에서 2위를 했는데도 여전히 중앙 권력과 주요 부처를 모두 손아귀에 쥐고 있다. 말리키는 억압적이고 부패한 계급을 대변하는데, 이들은 미국이 점령을 끝내면서 맺은 치졸한 타협을 통해 부상했다.

말리키 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만든 법을 이용해서 노동조합을 금지하고 정치적 반대자들을 감옥에 처넣고 있다.

이라크는 현재 미국 점령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상 이라크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말리키 정부가 통제하는 남부와 중부 지역, 반란에 휩싸인 서부 수니파 무슬림 빈곤 지역, 그리고 미국 지원하의 쿠르드 정당들이 통제하는 북부 준자치 지역.

이런 지리적, 종파적, 민족적 분열에는 이라크의 석유 자원을 둘러싼 갈등이 숨겨져 있다. 석유로 인한 갈등은 쿠르드 지역과 중앙 정부 간에 위험한 군사적 긴장을 낳을 뿐 아니라 수니파와 시아파 간 종파 충돌도 불붙이고 있다.

석유

오늘날 이라크는 세계 3위의 석유 생산국이다. 석유 수출은 지난 30년 중 최고치에 다다랐다. 지난해 중앙정부는 석유 수익으로 7백70억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2003년에는 45억 달러였다). 이라크는 한창 석유 투자 붐을 맞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 오일달러를 긁어모아 치안력을 급증시키고 유지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현재 보안군 규모는 67만 명을 넘겼고, 사람들의 반대에도 무기 구매 계획(예컨대 F-16 전투기 36대를 미국에서 구입)이 추진되고 있다.

엑슨모빌과 미국·서방·터키의 다른 석유 자본은 이라크 중앙정부가 반대하는데도, 북부 쿠르드족의 준자치 지역과 접촉하고 있다.

남부에서는 중국 석유 기업들이 서방 석유 기업들을 서서히 밀쳐 내고 있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2035년까지 이라크 석유 공급량의 70퍼센트를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2010년 중국은 약 80억 달러로 추산되는 [후세인] 바트당 시절 채무의 80퍼센트를 탕감해 줬다. 이 덕분에 중국천연가스석유총공사가 거대한 루마일리 유전을 포함해 수익성 좋은 남부 석유 매장지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할 수 있었다. 중국 기업들은 주요 사회기반시설 사업에서도 서방 기업들을 따돌리고 계약을 따냈다.

터키가 자국 내 쿠르드족에 강화를 제안한 것도 이라크 쿠르드족 지역 유전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이 교섭을 통해 터키는 이라크 도시 키르쿠크에서, 소요가 끊이지 않았던 터키 남동부 쿠르드 지역을 관통해, 터키의 지중해 항구 제이한까지 이르는 송유관을 얻었다.

터키가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정부에 구애하면서 이라크 중앙정부와 불화를 빚고 있는데, 이는 이웃나라 정부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터키의 기존 외교정책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만큼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종파와 부족을 초월해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큰데도, 언론은 팔루자 저항이 수니파 무슬림이 시아파 무슬림 정부에 맞서 일으키는 반란이라고 딱지를 붙인다. 이런 식의 규정은 부족과 종파를 초월한 뿌리깊은 불만을 숨기는 구실을 한다.

시아파 빈민 지역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사드르는 공개적으로 팔루자의 시위를 지지했다. 2011년에는 쿠르드 지역 정부에 대한 커다란 불만으로 쿠르드족 자체의 “아랍의 봄” 운동이 촉발됐다. 아랍인 지역에서도 중동을 휩쓴 반란에 호응하는 작지만 중요한 시위들이 일어났다.

가난, 부패, 족벌주의, 탄압에 대한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분노가 부족과 종파를 뛰어넘어 모든 지역에 가득하다. 이 반란은 분열을 극복할 수 있는 깊은 분노를 보여 준다.

2003년, 미국 점령에 반대한 팔루자 시위는 전국적인 저항에 불을 붙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시위들 역시 똑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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